인도 결혼식에서 강황의 의미

축복을 빌어주는 강황가루

by 모두미

며칠 전 아는 인도 친구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결혼을 준비하던 친구였는데 그녀는 내게 결혼 청첩장을 주러왔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그녀가 예쁜 봉투에 들어있는 청첩장을 건네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쁜 카드 대신에 손에 쥔 구겨진 종이 뭉치를 내게 주었다.

‘아무리 가난하다고 해도 구겨진 종이를 청첩장이라고 주다니’

특별한 결혼식 청첩장을 들고 온 인도 친구

강황가루로 물들인 노란색 쌀이 바로 결혼식 청첩장이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그녀가 내게 구겨진 종이를 펴 보라고 했다. 종이 안에는 강황 가루로 색깔을 노랗게 만든 쌀이 들어있었다. 웨스트 뱅갈에는 많은 부족들이 사는데 아디바씨 부족은 결혼식 초대를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여러 인도 친구들에게 결혼식 청첩장을 받아봤지만 반짝거리는 예쁜 청첩장 보다 오히려 손바닥으로 전해주는 노란색으로 물든 쌀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또 다른 결혼식이 있었다. 아는 지인의 딸 결혼식이었다. 그런데 결혼식 전날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바로 예비신부에게 강황가루를 바르는 행사였다.

인도인들의 결혼식은 적어도 꽤나 길게 진행된다. 나라가 크고 거리가 멀기 때문에 친척들은 기차를 타고 2-3일 정도 걸려 결혼식에 참여한다. 그래서 결혼식이 있는 가정에서는 친척들의 잠자리를 준비하고 또 며칠간의 식사를 대접한다.

강황가루 의식을 위해 모인 친척들과 여자 지인들

그리고 바로 결혼식 전날 많은 친척들과 지인들 앞에서 강황가루를 예비신부에게 바르는 의식을 진행한다.

신랑 신부의 식구들과 신부의 여자 지인들만 불러서 진행하는 이 의식은 신에게 결혼하는 부부에게 축복을 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감기에도 다친 곳에도 그리고 인도의 어떤 음식이나 커리에도 절대 빠지지 않는 강황 가루.

인도인들에게 강황가루는 건강을 위한 음식 뿐 아니라 축복의 상징이기도 했다.


신부를 모셔오는 친척들

딸에게 강황가루를 발라주는 아버지


신부 측 친척들이 손가마 태우고 신부를 데리고 오면서 의식은 시작 되었다.

신부의 아버지가 강황가루를 발라 주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축복을 빌었다.

딸의 얼굴에 강황가루를 발라 주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인들과 함께하는 강황가루 의식은 꽤나 유쾌하게 진행 되었다. 신부에게 강황가루를 발라주는 의식이 끝나고 친척들이 서로에게 강황가루를 발라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로에게 강황가루를 발라준 친척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야 하는 딸의 마음과 딸의 행복을 비는 아버지의 마음은 왠지 아련하지 않았을까.

결혼이라는 또 다른 삶의 길에 들어선 딸에게 그리고 딸을 보내는 아버지에게 좋은 날들만 있기를 빌어본다.










*이 기사는 위드인 뉴스와 동시개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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