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은 손에도 예술을 그린다
우리 집 가까이 도로 변에는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부족들이 모여 산다.
아주 좁은 도로변에 나무로 집을 만들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몇 십 채의 가구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사람들이라고 해도 모양새는 인도 사람들과 똑 같다. 단지 자기들의 고향을 떠나와서 좀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곳 아이들 몇 명에게 리코더를 가르쳐 주면서 나는 아이들과 친한 사이가 되었다.
매일 같이 지저분한 옷을 입고 맨발로 또는 아주 낡은 신발을 신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아이들은 가난했지만 아주 행복한 삶을 살 줄 아는 아이들이었다.
얼마 전 이곳에 힌두 축제가 있었다. 사실 인도의 축제는 일 년 내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억 3천개의 신을 섬기고 있으니 부족마다 지역마다 다른 축제를 가지고 있어 365일이 모자라다. 그날도 그런 축제 중 한 날이었다.
오피스에 앉아 일을 보고 있는데 아이들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예쁜 어른 사리를 입고 한껏 화장을 하고 내게 나타났다.
축제 기념으로 부모님이 아이들을 꾸며준 것이었다. 안 그래도 예쁜 눈에 화장까지 해서 더 사랑스러운 아이들. 그런데 그날은 아이들의 손이 더 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의 손들은 인도의 전통 문양을 그려 놓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맨디(Mehndi)라고 불리는 이 문양은 영어로는 헤나(Henna)로 불리기도 한다.
예로부터 ‘헤나’라 불리는 잎을 사용해 여성의 손이나 발을 꾸미는 이 문화는 인도인들의 신체 예술이라 불리면서 현대까지 유지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헤나를 그릴 수 있는 헤나 반죽을 쉽게 구할 수도 있어서 아이들부터 어른에게 까지 인기가 많다. 또 문신과는 다르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거의 지워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맨디를 그리는 여인들이 많다.
특히 결혼식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손에 그림을 그려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인도 판잡(Punjab) 주에서는 결혼식 날 남자의 손바닥에도 아주 심플한 문양을 그려준다고는 하나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인들이 주로 손이나 발에 그린다.
개인적으로 나는 처음 맨디를 봤을 때 인도 특유의 문양 때문에 아름답다는 느낌 보다는 너무 강렬한 그림 모양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만이 가진 그 특별한 예술표현을 자주 접하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여인들의 손에 그려진 맨디도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손과 발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어쩌면 생활 속에서도 그림으로 예술을 표현하는 인도인들이야 말로 진정한 예술인들이 아닐까!
*이 글은 위드인 뉴스와 동시 개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