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한지는 이제 2년 조금 넘었고 글을 쓰기 시작한지는 6년이 좀 넘었다.
물론 일기로 시작한다면야 초등학교때러 거슬러 올라가야 겠지만 글이라고는 일기와 편지 밖에 모르던 나였는데 한 지인의 제안으로 신앙 간증을 쓰기 시작 하면서 글에 대해 잠재되어 있던 내 열정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한참 글을 쓸 때는 새벽까지 컴퓨터에 앉아 있었고 휴일에도 쉬지않고 글을 썼다.
사실 글을 쓰는 것이 내게는 취미 활동이었고 휴식이었다.
그런데 돌아보면 글을 쓰고 브런치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도 특별한 충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어쩌면 한국 문화속의 배려와 예의 때문에 틀린 부분도 어색한 부분들도 독자들의 넓은 이해로 넘어갔으리라.
최근 페이스북에 내가 썼던 글 몇 개를 번역해서 올린 적이 있었다. 영어로 글을 쓴다는 그 기쁨에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면서 얼마나 재미나게 글을 썼는지 모른다. 물론 글은 외국 친구들에게 읽혔고 많은 친구들이 글에 반응해 주기도 했다.
이제는 속도를 더 내서 영어로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로 글을 쓴다는 기쁨에 푹 빠져있었다.
그때 외국인 친구로 부터 메세지를 받았다.
내 글에 대한 신날한 비판이 적혀있는 메세지였다.
메세지의 요점은 이러했다.
내가 쓴 경험담 속에 나오는 한 사람에 대한 표현이 인종 차별의 느낌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된 영향을 준다는 꽤 친한 지인의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정말 의도치 않게 쓴 나의 표현이 그 친구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나와 친한 그 사람을 표현하는 데서 까만 얼굴이라는 표현을 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메세지를 읽은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글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하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나에게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으나 그렇게 읽혔다면 미안하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여러 생각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영어권 아니 인도 친구들 문화에서 느끼는 그런 부분을 아마 내가 잘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계속 내 머리속에 맴도는 것이 바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영어 뿐만 아니라 한글로 글을 쓸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나의 글을 통해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쓴 글을 읽고 또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날카로운 비판은 나를 좀 힘들게 하였지만 난 이번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 듯 하다.
조금 더 신중히, 그리고 깊이 생각하여 글을 써야 한다는 글쓰는 이의 책임감에 대하여 배웠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