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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미 Oct 02. 2019

메인에 글이 올라간 후 느낀 점

그래서 나는 다시 글을 쓴다

저번 주는 나에게 아주 특별한 주였다.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주이기도 하고 썼던 글들 중 몇 개가 다음 메인과 브런치 메인에 올라가서 말 그대로 로또 당첨된 주였다.(물론 수많은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계신 작가님들께는 흔한 현상인지 모르겠지만요.^^)

하루 평균 100명 내외를 오고 가던 나의 방문자 수가 하루 15000명을 넘어갔다.

정말 며칠 동안은 계속 다음 메인을 클릭해 가며 또 브런치의 메인을 클릭해 가며 나의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을 스크린숏 하고 또 했다. 그렇게 기뻤다.


“오~ 여보. 당신 대박 났네. 대박 났어. 정 작가~~”

출장 가 있는 남편의 축하 메시지.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으려 노력했으나 그래도 그 기쁨을 참을 수 없어 아빠에게 전화하고 어머님께 전화해 자랑을 해댔다.(생각해 보니 조금 촌스러워요. 좀 세련되게 아무렇지 않은 척좀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물론 수많은 방문자들 중에 댓글을 남기는 분들은 아주 극소수였고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도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치솟는 그 방문자 수는 나의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충분했다.


행복에 넘쳐 구름 위를 방방 뛰어다니고 있을 때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다는 사실에 대한 부담감이 나를 살짝 건들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브런치 글이 유명세를 타서 또는 브런치 대상을 타서 내가 유명해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책을 낸 나는 독자들과 함께 북 토크를 가졌다. (브런치에 작가님들의 북 토크 후기를 너무 많이 봤나 보다.) 그런데 그 달콤한 상상 속에서 나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그 중요한 모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


실실 웃으면서 구름 위를 방방 뛰어다니던 나는 갑자기 땅으로 추락했다. 정신이 활짝 들었다. 사실 나는 브런치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떨어졌고 실망도 많이 했었다.

'아니. 내 글이 왜?' 이런 생각 안 해 본 것 아니었다.

나의 옥구슬 같은 글을 아직 몰라주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번 주 나의 글들이 메인 화면에 올라가면서 나는 나를 제대로 돌아보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아니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면 이제는 '아. 아직은 내가 배울 것이 너무 많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좀 더 많이 글을 쓰고 좀 더 많은 글을 읽다 보면 반짝하고 튀어 올랐다 떨어지는 글이 아닌 묵직이 굴러가는 쇠 구슬처럼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기의 이름을 걸고 글을 써가는 유명한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현한다.

분명 그들은 유명해진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처럼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작하는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현한다.

구독자 수와 조회수라는 바람이 가끔 지나갈지라도 부러지지 않고 여전히 글을 쓰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그 글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테니까.


그래서 나는 다시 글을 쓴다. 내 글을 찾아서. 내 마음을 찾아서. 그리고 내 꿈을 찾아서.


-- 그래도 저는 또 브런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항상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 준비할 때가 가장 기쁜 법이니까요. 그 기쁨을 놓치면 안 되니까요. 모든 작가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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