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어 헤매는 송아지의 울음소리
학생들과 함께 캠핑을 갔다 오는 길이었다.
오래 된 다리들을 여러 개 지나서야 우리가 가려고 했던 강이 나왔다.
먼저 도착한 나와 남편은 다리위에 앉아서 뒤에 버스로 오는 학생들을 기다렸다.
파란 하늘에 둥실 떠다니는 구름, 그 사이로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하얀 새 한 마리. 나는 책을 폈다. 이런 게 낭만이라 생각하면서.
그런데 자꾸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 인도에서 소 란 걸어 다닐 때도 만나고 차타고 다닐 때도 만나는 그런 흔한 동물이기 때문에 난 신경 쓰지 않았다. 책에 집중하려고 하니 들려오는 소 울음소리를 듣던 남편이 말한다.
“저 송아지는 길을 잃었나 보네.” 긴 다리 위에 서서 울고 있는 송아지 한 마리. 누런 색깔의 건강해 보이는 그렇지만 아직은 어린 송아지였다. 흔한 울음소리라고 생각했던 내게 이제 이 소의 울음소리는 길을 잃어 슬픈 울음소리로 들렸다. 송아지는 이쪽을 보며 울다가 또 다시 저쪽을 보며 울었다. 풀 뜯어 먹으라고 풀어 놓은 주인을 찾는 소리 같기도 했고 엄마소를 찾는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던 철없는 송아지의 후회의 울음 같기도 했다.
그렇게도 멋지던 하늘 아래 다리 풍경이 그 송아지 한 마리의 울음 때문에 슬프게 보인다.
지나가는 오토바이도, 버스도 자전거도 아무도 자기에게 길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슬픈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제 방향을 바꾸어 길을 찾아 간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 송아지의 뒷모습이 너무 애절했다. 길 잃은 나의 모습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