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엄마 쥐 잡아왔다!!

사랑이란 쥐를 잡아주는 것?!

by 모두미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4마리가 있다.

엄마 라씨와 아기 고양이 밥, 벤, 캐빈.

아이들이 미니언즈를 워낙 좋아해서 아기 고양이들 이름을 모두 미니언즈 이름으로 지어주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아기 고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자랐다. 청소년 고양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집 고양이들은 아주 자유롭다. 인도 시골에 살기 때문에 고양이들은 집 안뿐만 아니라 들판을 뛰놀며 냥이 인생을 즐기고 산다.

아기 고양이 아니 청소년 고양이들도 이제 엄마를 따라서 자주 바깥세상 구경을 한다. 우리 집 고양이 가족들은 낮에는 주로 풀밭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낮잠을 자거나 집 안의 폭신한 이불 위나 배게 위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엄마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들이 분리된다.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져서 그런지 아기 고양이들은 저녁이 되면 대부분 방 안에서 뛰어다니며 놀거나 우리 무릎 위에 올라와 그렁그렁 거리며 잠을 자는데 엄마 고양이는 저녁 사냥을 하느라 바쁘다. 특별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도 계속 집밥만 먹으면 외식을 하고 싶은 날이 있으니 엄마 고양이 라씨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특별식이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 생쥐다. 그리고 라씨는 친절하게도 그 특별식을 집 안으로 가져오려고 한다.

아... 평온한 일요일 오후.,.

그날도 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밥과 캐빈 그리고 벤은 아이들 주위에 앉아 서로 장난을 치고 있을 때였다. 평화롭고 포근한 저녁 갑자기 엄마 고양이 라씨의 소리가 들렸다.

"야옹~~ 야옹~~!"

일반 적으로 라씨가 우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할 때 내는 야옹 소리와 새끼 고양이들을 부를 때 내는 야옹 소리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에게 내는 야옹 소리가 아주 가벼운 야옹 소리라면 새끼 고양이들을 부를 때 내는 야옹 소리는 중저음의 굵은 소리이다. 꼭 동대문 상가에서 '만원 만원'을 외치며 옷을 판매하는 장사꾼들의 소리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날 라씨의 울음소리가 바로 그 두 번째 울음소리였다.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을 때 나는 그 중저음의 야옹 소리.

그런데 라씨의 울음소리가 문 밖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라씨를 찾고 있을 때 갑자기 창문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후다닥 '야~~ 옹'

심상치 않은 소리에 남편이 창문 쪽의 커튼을 열었다.

창문 밖 난간 쪽에는 커다란 생쥐 한 마리를 물고 있는 라씨가 보였다.

"야~~ 옹, 야~~ 아~~ 옹"

라씨는 고양이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얘들아. 엄마가 오늘 생쥐 잡아 왔다. 오늘 저녁은 특별 생쥐 식이야."

그리고 라씨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주인님, 문 좀 열어 주세요. 우리 밥, 벤, 캐빈이 한참 자라는 시기라 제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생쥐 한 마리 잡아 왔어요. 빨리 창문 좀 열어 주세요."

새끼 고양이에게 도마뱀을 주는 엄마 고양이 라씨의 마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우리 가족은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창문 밖에서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라씨와 라씨의 입에 물려 있는 생쥐의 모습이 기가 막혔기 때문이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남편이 말했다.

"아니 엄마 고양이가 저렇게 새끼 고양이들을 위해서 생쥐를 잡아 왔는데 창문은 못 열어 주더라도 새끼 고양이들을 바깥으로 보내 줘야지."

그러자 아이들과 나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꺅~~ 말도 안돼. 여보. 절대 안돼요. 어떻게 생쥐를 먹게 해."

"아빠. 안돼요. 안돼. 문 열면 생쥐를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올 거예요."

"아니~~ 저렇게 엄마가 생쥐를 잡아왔는데 그 마음을 생각해야지."

"안돼요. 절대 안 돼~~~"

그렇게 그날 저녁 우리는 엄마 고양이 라씨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

하지만 그날뿐만이 아니었다. 라씨는 피아노 교실 가까이에서 도마뱀을 잡아도 꼭 새끼 고양이들을 불러서 먹이곤 했다. 마 고양이 라씨의 새끼 사랑이란.


참,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나는 엄마 고양이 라씨를 보면서 엄마 생각을 했다. 인도에서 살다가 가끔 한국에 나갈 때면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옥아. 이 팬티 시장에서 산 건데 하나에 천 원짜린데 내가 써보니까 엄청 편하더라. 우리 해옥이 주려고 10개나 사놨지."

"이거는 이웃집 아줌마가 전에 선물로 준 화장품인데 나는 잘 안 쓰게 되더라. 니 가져 써라."

"거기도 춥다고 했지? 그래서 내가 만원 짜리 바지 진짜 따듯한 거 사놨데이. 가져가 입으소."

멀리 살고 있는 딸내미가 뭐가 이쁘다고 엄마는 뭐든지 주고 싶어 난리다. 가끔은 엄마 화장대에 있는 샘플까지 챙겨주려고 한다.

"아이고. 엄마. 됐니데이. 이런 거 다 안 줘도 돼요. 엄마 쓰셔."

"딸내미. 그냥 가져가. 인도 가면 다 필요할 텐데."


엄마는 내가 한국 나가기 몇 달 전부터 내게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준비해 두신다. 아무리 필요 없다고 이야기해도 어느새 내 가방은 엄마의 소박한 선물들로 가득 찬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엄마 고양이의 사랑은 아기 고양이들에게 갓 잡은 생쥐를 가져다주는 것?^^

그리고 우리 엄마의 사랑은 나를 위해 천 원짜리 시장표 팬티를 사다 주는 것.^^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동물도 슬픔을 느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