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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미 Feb 07. 2021

현민이의 특별한 생일파티

현민이의 생일이었다.

한국 나이로 13살이 되는 현민이는 작년 까지만 해도 40명 정도 되는 인도 친구들을 불러서 생일 파티를 했다. 현민이는 다른 것 보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생일 파티를 하지 않고 용돈만 받고 끝내는 형을 보면서 뭘 느꼈던지 자기도 용돈만 받겠다고 했다. 

이때다 싶어 나는 현민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현민아. 집시 아이들 한테가서 생일 파티를 하는 건 어때?"

현민이도 벌써 몇 번 집시들이 사는 곳에 가 봤기 때문에 그들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의도하는지도 아는 듯했다. "알았어요. 엄마."

그렇게 생일파티가 준비되었다. 우리 동네에서 파는 가장 큰 케이크를 사고 전부터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우유팩을 준비하고 과자를 준비했다. 그리고 집시들에게 갔다.

사실 집시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작년 집시들을 방문하며 봉사를 할 때 인도 청년 한 명이 집시들에게 와서 생일 파티를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래서 지난달 내 생일에 케이크를 들고 아이들에게 가고 싶었는데 그날은 너무 바빴고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생긴것이다. 집시 아이들에게 밥과 카레는 필수이지만  빵이나 우유 케이크 같은 것은 부수적인 간식이어서 따로 돈을 써서 사지 않는한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꼭 나누고 싶었다.

아이들이 모이고 현민이가 한쪽 케이크 앞에 앉았다. 생일 축하노래를 부르자 텐트에 있던 어른들까지 다 모였다. 생일 축하 노래가 마치고 나눠준 케잌은 그날 집시 아이들을 충분히 행복하게 해주었다.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속에 현민이의 부끄럽고 어색한 표정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온 현민이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오늘 집시 아이들이랑 생일 축하했는데요.  괜찮더라요."

현민이의 괜찮았다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앉아 있던 현민이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집시 아이들과 함께 생일 파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다는 것에 고마웠다. 

현민아!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렴. 다른 사람들에게 항상 도움의 손길을 나누는 사람이 되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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