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두미 Feb 10. 2021

 매일 일기를 쓰듯이

습관 처럼 행복을 만나고 싶다

줄넘기를 1000번을 넘게 했다. 사실 이제 이틀 됐다.

하루종일 오피스에 앉아서 사무를 보다 보니 소화가 되지 않고 운동이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줄넘기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시간 마다 몇분 씩 줄넘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벌써 몸이 날아갈 것만 같다. 살도 쏙쏙 빠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매일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는 기쁨이 나는 좋다.

인도 꼬마 두명이 우리 집에 오면서 아이들과 저녁 일기 쓰기를 다시 시작했다. 성민이 현민이가 어렸을 때 시도하다가는 멈췄던 일기쓰기. 이제 8살 10살 된 인도 꼬마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다는 의욕 때문에 시작했지만 덕분에 나도 매일 시간을 내서 일기를 쓸 수 있고 현민이도 덩달아 일기를 쓰고 있다.

15살이 된 성민이는 이미 다이어리 쓰는 것에 재미를 들여 누가 이야기 하지 않아도 꼬박 꼬박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일기를 쓴다.

네모 상을 펴놓고 꼬마들과 둘러 앉아 글을 쓰고 있을 때였다.

"이모. 그런데 일기를 어떻게 써야 해요?"

"엄마. 나 오늘 뭐했는지 아무 생각도 안나는데요."

일기 쓰는 것이 낯선 아이들. 그럴 때면 나는 이야기 한다.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쓰지 않아도 되. 음...... 가장 즐거웠던 일이나 슬펐던 일 아니면 특별한 일들이 있는지 생각해봐. 그런 것들을 쓰고 너희의 기분을 쓰면 되는거야. 오늘 가장 즐거웠던 건 뭐니?"

그러자 막내 조슈아가 말한다.

"음.... 옆집 동생 티모디랑 논거요."

"저는 아까 점심 때 친구들이랑 다같이 간식 먹고 논거요."

조슈아가 이야기하자 싸이럴도 현민이도 각자 기억나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삐뚤삐뚤한 글씨체로 자기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6학년이 된 현민이는 누가 자기 일기를 볼까봐 부끄럽다며 비밀문자를 사용해서 일기를 쓴다.

잔잔한 음악 사이로 아이들의 연필 소리가 들린다. 사각사각~~

오늘 일기는 5줄만 쓰면 되냐고 물어보던 현민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내 앞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는 싸이럴이 참 사랑스럽다.

싸이럴. 어디에 가든지 저녁에 모두 앉아 수다를 떨고 웃으며 일기를 쓰던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면 좋겠어.

매일 매일 짧은 일기를 쓰듯이 행복을 쓰고싶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매일 행복이 찾아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도 매직 파마 사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