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즐기는 시장 구경
아침부터 농산물시장에 갈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오늘도 일주일 먹을 싸고 싱싱한 야채들을 사기 위해 시장으로 향했다.
새벽 일찍부터 야채를 사고팔기 위해 모이는 이 농산물시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시간만은 가장 뜨거운 열기가 올라가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팔라카타 농산물 시장에 거의 다다르자 여러 운송 수단으로 야채들을 나르는 모습이 보인다. 벌써 6시가 넘었으니 이미 부지런한 장사꾼들은 신선한 야채들을 사고 돌아갈 시간이기도 하다.
시장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이 바로 간이식당이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맛있는 커리를 요리하고 있는 아줌마, 그리고 차파티(통밀로 만든 인도 음식)를 기름에 튀겨 만드는 뿌리를 신나게 요리하고 있는 부부까지.
야채를 사기 보다는 먼저 아침식사를 하고 싶은 유혹이 들 정도였다. 이미 장을 다 본 장사꾼들과 가지고 온 야채들을 다 팔은 농사꾼들은 여유롭게 간이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있었다.
인도의 야채 시장도 한국의 농산물 시장과 그리 다른 것은 없다. 더 싸게 사려는 장사꾼들과 도매 야채 가게 주인들이 큰소리로 흥정하는 모습들도 밭에서 농사지은 것들을 가지고 와서 팔고 있는 농사꾼들 까지 아주 시끌벅적하다.
인도의 어떤 음식에도 빠질 수 없는 고추와 생 양파에 뿌려서 먹기 좋아하는 크고 작은 레몬들도 주인을 기다리며 포대 안에 얌전히 앉아 있다.
돈을 계산하는 주인아저씨들의 모습 속에서도 일거리를 기다리는 일군들, 그리고 무거운 야채들을 옮겨주는 일을 하는 일꾼들의 모습 속에서도 진한 삶의 향기가 느껴졌다. 북적이는 사람들 가운데서 때로는 힘들어 보이는, 때로는 행복한 그들의 얼굴을 보다 보면 오늘 하루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나도 모르게 한다.
시장 한 쪽에는 사람들의 목을 축일 수 있게 해 주는 짜이(차)와 사탕수수로 만든 사탕수수 쥬스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 짜이는 5루피(한화로 90원), 사탕수수 쥬스는 크기가 큰 만큼 10루피(한화로 180원)이다.
저렴한 음료 덕분에 바쁜 시장 속에서도 사람들이 1분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야채를 다 사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농산물 시장을 제대로 즐기는 동물들이 눈에 띄었다. 예의 바르게 떨어진 야채들을 먹고 있는 양들과 겁 없이 주인이 있는 가지를 몰래 먹고 있는 염소까지. 인도와 한국 농산물 시장의 다른 점 한 가지를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바로 이 모습을 이야기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야채를 한 가득 싣고 돌아오는 길.
풍성한 야채만큼이나 내 마음도 풍성해진 느낌이다. 왠지 며칠간은 어떤 어려움도 불평 없이 열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처럼 강한 예방 주사를 맞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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