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

하루 만에 특정 지폐 사용을 무효화 시킨 인도라는 나라

by 모두미

아침 일찍 인도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제 밤에 뉴스 봤어? 어제 밤 자정을 기점으로 해서 500(한화8650원)루피와 1000(한화17300원)루피 지폐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어. 얼마 뒤 2000루피 지폐를 만들 거래.”

뜬금없는 이야기에 조금 놀랐다. 하루 밤 사이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정부라니.

아침에 만난 학교 선생님들도 모두 어제 뉴스에 대한 이야기들뿐이었다. 물론 몇몇은 미국의 대선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하는 듯 했지만 인도 국민들에게 미국 대선은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 바로 눈앞에 닥친 500루피 1000루피, 지폐 사용 금지 뉴스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평일 대낮 은행 거리- 정부의 정책으로 이틀간 문을 닫는 인도 은행들.jpg 평일 대낮 은행 거리- 정부의 정책으로 이틀간 문을 닫는 인도 은행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8일 밤 9시 뉴스를 통해서 500루피, 1000루피 지폐의 사용을 밤 12시를 기점으로 무효화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틀 간 은행과 ATM기계가 문을 닫고 11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급 상황이므로 이틀 동안 주유소와 병원 그리고 기차역은 500루피 사용을 허가한다고 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폐들은 11월 11일부터 12월 31일 까지 은행에서 다른 금액 지폐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은행에서 바꾸어 줄 때도 큰 금액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출처와 세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밝혀야하기 때문에 불법적인 통로로 얻은 돈이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페이스 북에는 인도 기차 안에서 파는 땅콩 커버를 이 지폐들을 만들어야 하냐고 우스꽝스러운 사진들을 올리고 있다.

하루아침에 큰 금액의 돈이 휴지 조각처럼 되어 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인도 돈 오백루피, 천루피 지폐로 땅콩을 감싼 사진.jpg 인도 돈 오백루피, 천루피 지폐로 땅콩을 감싼 사진

모디 총리가 이렇게 파격적인 선언을 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위조지폐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도에서 위조지폐의 사용을 막고 세금을 내지 않고 수익을 얻는 불법업자들의 자금줄을 막겠다는 이야기이다.

또 증가되는 테러리즘에 사용되는 검은 돈들을 모두 무효화 시키겠다는 강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런 갑작스러운 발표에도 인도 국민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다. 몇몇 주지사들은 강하게 모디 총리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결정을 높이 사고 있다. 왜일까?

기차역 작은 가게에서 일하는 아눅다스(34세) 씨는 “이번 발표가 나쁜 곳에 사용하는 검은 돈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이야기 했다. 또 야채 장사를 하는 리도이비사스(30세) 씨도 “갑자기 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불편하지만 자꾸 늘어나는 위조지폐를 없앨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는 거리 모습.jpg 인도 돈 오백루피, 천루피 지폐로 땅콩을 감싼 사진

부패한 정치판 선거 시에도 뇌물로 암암리에 사용되는 지폐들, 테러를 위해 사용되는 불법 자금들이 한 순간에 종이 조각이 된다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큰 통쾌감을 준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11일부터 인도 곳곳의 은행은 돈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가득찰 것이다. 사용 가능한 돈으로 지폐를 바꾸기 위해 긴 줄을 기다릴 사람들. 이런 불편함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국민들에게 인도가 좀 더 깨끗한 정부와 안전한 나라로 보답하기를 바래본다.


*이 글은 위드인뉴스와 동시개재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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