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바치는 정성

인도 벤카테스와라 사원의 특별한 모습

by 모두미

인도 여인들 하면 화려한 장신구에 코 위 점 하나, 그리고 눈 사이에 작은 점 빈디를 들 수 있다.

또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옷 사리를 기억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도에 와서 몇 년을 지내며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것은 바로 여인들의 머리이다.

한국 여인들은 긴 머리, 파마머리, 단발머리 등 여러 가지 머리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인도 여인들은 어린아이로부터 할머니까지 대부분의 여자들은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다. 허리까지 긴 머리를 가진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인도 여인들. 최근 들어 조금씩 짧은 머리를 가지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여전히 극소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여인들의 미를 다 포기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 티루파티 시에 위치한 벤카테스와라(Venkateswara) 사원이다.

800px-Venkateshwara_Tirupati_Temple.jpg 벤카테스와라 사원 -사진출처: 구글

벤카테스와라 사원은 인도에서 손꼽히는 사원 중 하나이다. 특별히 안드라에서는 성지로 불릴 만큼 힌두교도들에게 유명하다. 그래서 매일 5만명에서 1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과 힌두교 신자들이 벤카테스와라 사원을 방문한다.

특별히 힌두교도들은 이곳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신께 바침으로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께 바치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른 여인들.JPG 신께 바치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른 여인들

사실 머리카락을 바치는 것은 인도 신화에 기초해 있다. 하루는 발라지(Balaji)신이 어디에 부딪혀 머리 한 부분에 머리카락이 사라졌고 한다. 그것을 본 닐라 데비(Neela Devi) 여신이 그녀의 머리카락 일부분을 잘라 발라지 신의 머리에 붙여 주었다. 닐라 데비의 헌신에 감동받은 발라지 신은 지금부터 사람들이 자신에게 바치는 머리카락은 모두 그녀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줄선 사람들.JPG 머리카락을 자르고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줄선 사람들

이렇듯 많은 힌두교도들이 가족단위로 이 성지를 방문하면서 그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바치고 있다. 이 사원이 매일 얻는 머리카락의 양이 1톤이 넘는다고 한다. 또 그로 인해 얻는 수익금이 매년 70억이 넘는 다고 하니 그 금액에 놀라고 그만큼의 신앙심을 가지고 축복 받기 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축복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JPG 축복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

하지만 자녀들의 미래, 가족의 건강 등 여러 가지 소원들이 성취되기를 바라며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바치는 힌두교도들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다. 수능이나 고시 등 여러 가지 소원들을 가지고 100일 기도를 하거나 삼천 배를 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이 같은 마음이 아닐까.


가족들과 자리잡고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JPG 가족들과 자리잡고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원 앞에 벗어 놓은 신들.JPG 사원 앞에 벗어 놓은 신들


사원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6시간에서 24시간을 줄을 서야 한다. 물론 일정 금액을 내면 조금 더 빨리 줄을 설 수 있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기다려야만 한다. 또 사원 가까이에 들어갈 때는 대부분의 힌두교 사원이 그렇듯이 신발들을 벗어야 한다. 그래서 사원을 구경하고 나와서 신발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수다하다.


사원 앞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가족들.JPG

사원 앞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가족들


도로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자면서 까지도 5분 정도 밖에 볼 수 없는 사원에 들어가려는 힌두교도들의 모습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머리카락도 시간도 아끼지 않으며 축복을 얻기 위한 긴 여정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열정이 삶을 더 힘 있게 이끌어 주리라는 확신을 느꼈다.


*이 글은 위드인 뉴스와 동시 개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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