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크리스마스란

힌두교 국가에서 기독교인들이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는 법

by 모두미

요즘 내가 지내는 곳 팔라카타(Falakata)는 밤새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린다. 노래 소리, 음악 소리, 연설 소리 등 모든 집회는 꼭 밤중에 하는 것 같다.

이들에게는 결혼식과 축제가 빠진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일 년의 365일이 축제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인도의 달력을 보면 대부분이 힌두교 축제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2 퍼센트가 조금 넘는 소수 종교인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지는 성 금요일(Good Friday), 부활절(Easter) 그리고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종교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집마다 화려한 전구들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민다. 특별히 인도 사람들은 별 장식을 좋아한다. 집 앞에 종이로 만든 별을 달고 그 안에다가 전구를 연결한다. 꼭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 그들의 집을 방문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별과 전구들로 꾸민 집.jpg

별과 전구들로 꾸민 집


얼마 전 가까이 있는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연극을 진행했다.

아마 대부분은 학교 순서라고 하면 학생들이 연극을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특별하게도 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참여했다. 무려 한 달이나 연습하면서 말이다.


열정적인 연극을 보이는 교장선생님.jpg

사진- 열정적인 연극을 보이는 교장선생님


어렸을 적 크리스마스 연극을 위해 집에 숨어 있는 보자기들을 찾느라 온 집안을 뒤집어 놓았던 기억이 있다. 엄마가 사용하던 허름한 보자기를 찾아서 머리와 몸에 두르고 연극을 했었다.

그러고 보면 인도는 집집마다 여인들이 가지고 있는 화려한 사리들만 가지고 와도 훨씬 고급스러운 의상들이 완성되니 얼마나 쉬운가.

화려한 옷을 입은 동방박사들.jpg

나는 동방박사들을 보는 내내 그들의 화려한 의상에 눈을 떼지 못했다.


연극이 한창 진행 되면서 드디어 마리아와 요셉이 마구간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그 장면이 나타나자 모든 학생들과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 마구간에는 정말 염소와 아기 소가 있었던 것이다.

진짜 소와 염소가 출연한 연극.jpg

우리를 웃게 한 염소와 아기소

가장 아름다워 보였던 장면.jpg

가장 아름다워 보였던 장면


‘메에~메에~’ 하고 우는 염소 소리를 배경으로 요셉과 마리아가 연기를 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의 소리에 염소와 아기 소가 긴장을 했던지 마구간 주위가 염소 똥과 소 배설물로 장식되었지만 너무나 진짜 같은 상황이 더 재미를 안겨 주었다.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jpg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


연극이 마쳐지고 바깥에 준비된 케이크와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예수의 탄생을 기억했다.

일 년 중 기독교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크리스마스. 눈 내리는 겨울은 아니었지만 힌두교 국가에서 기독교인으로써 그들만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는 모습이 특별하게 와 닿았다.


*이 글은 위드인 뉴스와 동시개재 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머리카락을 바치는 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