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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는 Sep 02. 2023

#6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피즈소셜클럽 정호균님의 서사

막막한 창업 실패, ‘이렇게’ 버텼어요.





#미대 자퇴, 내면의 따름

  고등학생 때 TV에 나온 하상백 디자이너가 너무 멋져 보였어요. 별 고민 없이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생각하며 미대 진학을 꿈꿨어요. 이후엔 서울권 미대에 입학했지만 자퇴했어요. 대학은 취업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 느꼈죠. 학교 다닐 시간에 작가 활동하면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된다 생각했어요. 그 일로 아버지와 1년간 말을 안 했어요. 어차피 자퇴하기로 결정했고, 부모님은 허락 안 해주실 거 아니까 혼자 자퇴서를 냈거든요.     



#실패, 버텨냄과 깨달음

  일러스터로 활동했는데 돈이 너무 안 돼서 친구와 동업으로 카페를 했어요. 완전히 망했어요. 월세도 못 내고, 라면 먹을 돈도 없었어요. 다 포기하고 취업하거나 회피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버텼어요. 홍보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거든요. 극단적인 상황이 되니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고요. 월세라도 벌어야 하니까 아침에 출근해서 가게 마감하면 새벽에 막노동 가고. 그렇게 반년쯤 버티다 깨달았어요. 홍보가 문제가 아니라, 컨셉 자체가 문제였단 걸요.



#골목 상권, 재도전

  미친 듯이 일해서 새 가게 자금을 모았어요. 부족한 자금으로 고향 와서 다시 가게 오픈할 땐 불안도 있었죠. 상권도 좋지 않고, ‘이런 취향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을까.’하는 불안요. 근데 제가 생각이 좀 없는 편이거든요. 길게 생각하기보단 ‘그냥 하고 보자’하며 시작했죠. 처음엔 손님이 없었어요. 그럴 땐 또 하루하루해야 할 것에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찾아주시고, 제 취향을 좋아해 주는 단골손님도 생겼어요. 때론 ‘그냥’이 해답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취향을 담다

  첫 가게 실패로 깨달았어요. 깊이가 있어야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단 걸요. 예를 들어 LP를 좋아하는 손님이 방문했는데, 사장이 LP에 대해 모르면 바로 느껴지잖아요. 컨셉 잡고 인테리어를 하기보단 제 취향으로 가게를 채웠어요. 책, 재즈, LP. 스스로 좋아해서 꾸준히 공부하고 싶은 것,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로요.     



#평범한 길, 당연함

  일반적인 취업의 길로 가지 않는 데 대한 불안은 전혀 없었어요. 직장 다니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주변에 주얼리나 브랜드, 음악 하는 친구가 많아요. 미대를 다녀서 그런지, 오히려 친구들 사이에선 제가 평범한 편이라 생각했어요. 원래 남들과 비교를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만족, 오로지 원하는 것

  일러스터로 활동할 땐 협업 작업이 많아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단 아쉬움이 있었어요. 가게엔 제 취향을 마음껏 녹일 수 있어 만족감이 커요. 오로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펼치는 만족감, 매체가 바뀌더라도 이것만은 평생 유지해 가고 싶어요.      








더 넓은 장소. 취향을 가득 담을 수 있는 공간.










(인스타그램 @modun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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