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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풍경 Nov 09. 2021

있는 그대로의 네가 좋다

친절한 이웃이 보내는 메시지


  최근 미개봉 영화를 짬을 내어 감상했습니다. 톰 행크스 주연의 2019년작 미개봉 영화로, 미국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어린이 프로그램 제작자인 프레드 로저스를 중심으로 실재 사건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 감독 마리엘 헬러 | 출연  톰 행크스, 매튜 리즈

 


   알아보니  영화 개봉 직전에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먼저 주목을 끌었었네요.  그의 인생을 다룬 다큐는  2018 작으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와 도리언 어워드에서 각각 최우수 다큐와 올해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였어요.

내 이웃이 되어 줄래요? | 감독 모건 네빌 |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은 2003년입니다. 한데 새삼스레 '친절한 이웃'의 상징이던 프레드 로저스의 삶과 신념, 한결같던 성실함과 다정함이 회자되고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는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30여 년간 미국의 어린이 프로그램으로서 매일 아침 안방극장을 지켜온 장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로저스 씨네 동네"입니다( Mister Rogers' Neighborhood / PBS, 1968~2001).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이자 진행자였던 프레드 로저스(1928~2003 위암으로 사망)는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어요. 그가 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입던 카디건 스웨터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사실은 그가 미국 어린이 방송사에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대중에게 영감과 영향력을 미친 인물임을 증명하는 듯합니다.



     프레드 로저스는 음악가요 TV 프로그램 제작자이자 진행자, 아동 발달 심리학자였지만 동시에 목회자였습니다. 그는 "로저스 씨네 동네(이후 '동네')"에서 단 한 번도 기독교에 대하여 구체적인 언급을 하거나 설교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늘 방송을 통하여 필요한 이들에게 성령의 어루만짐이 있기를 기도하였고, 브라운관 너머의 대상에게 말을 걸듯이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았습니다. 늘 로저스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늘 애썼고, 이웃과의 연결을 최우선으로 여겼답니다.


그와 함께 '동네'에 오랜 시간 출연한 손 인형 호랑이 대니얼


     이 프로그램은 기나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아동의 정서발달에 관심을 가졌고 아이들뿐 아니라 그 방송을 접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어요. 모든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성향이 있습니다. 다양한 우리들의 개성은 태어날 때 이미 받은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첫울음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낼 때, 모든 이가 눈을 맞추며 '보기 좋다'라 축복하지요? 갓 태어난 아이에게 '고집스럽다', '짜증이 많다' '겁쟁이다' 등의 틀을 뒤집어 씌우며 평가하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기질과 성향이 어떠하든, 모든 존재는 특별하고 소중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30여 년간 한결같았던 로저스의 아침 프로 '동네'의 클로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큰 울림이 되어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필요했던 모든 시청자에게 치유의 메시지가 되었을 거예요.



여러분이 있어서 이날이 특별해졌어요.
온 세상에서 여러분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그래서 나는 그냥 지금 이대로의 여러분이 좋아요.
-Fred Rogers





우리가 자신을 보는 방식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에이미 홀링워스, [로저스 아저씨의 위대한 유산] p.115.

 

     내가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웃에 대하여도 관대해질 수 있기에 이 어루만짐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됩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부추기고 허용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에이미 홀링워스는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우리의 삶을 내어 드리는 것과 하나님이 주신 우리의 개성을 포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더 우리 자신다워질 것이다." 돌멩이에 불과한 원석을 자르고 다듬어 면을 쳐서 빛이 반사되는 보석으로 연마하듯이, 양육자는 자녀 고유의 기질과 방향성을 원재료로 여기고 장점을 사회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훈육해야 합니다. 양육은 양육대상이 누구보다 자신다워지도록 이끄는 과정이요, 그 안에 자리하던 가능성을 빛의 형태로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흔히 '고집이 세다'라고 표현하는 기질을 가진 아이를 두고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인간이 돼야 하니 저 놈의 고집을 꺾어놓고야 말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리더형으로 키우되 독불장군이 되지 않도록 타협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야겠다'라고 결심할 수도 있겠지요. 훈육은 아이를 꾸짖고 기를 죽이는 것이 아닌 방향성이 있는 단호함, 즉 한결같은 가르침을 뜻합니다. 이러한 훈육은 아이들의 개성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하기에, 아이들이 스스로도 긍정적인 자화상을 그리게 됩니다. 나아가 이러한 시선은 곧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공식과 틀의 바탕이 됩니다.



   

   유연하고 긍정적이며 도전과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이 많은 동네에서는 이웃 간의 교류가 활발하겠지요.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이들이 많은 동네는 방어와 공격만 넘쳐나 이웃끼리 접촉이 없기 쉬울 것입니다. 요즘 당신의 동네, 어떠신가요? 코비드 19 바이러스의 팬데믹 사태로 지구촌 모든 연결이 타의로 끊겨버린 요즘. 받아들여지는 느낌, 자비와 긍휼에 목마른 이들이 로저스 아저씨와 같은 친절한 이웃을 그리워하며 그의 전기와 다큐, 영화가 재차 관심을 받게 된 것 아닐가까 싶습니다.


       

로저스 아저씨의 위대한 유산 | 에이미 홀링스워스 | 살림 | 2008.04.01.



    문득 나 자신과 내 가족, 내 자녀를 바라보는 내 시선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나의 이웃에 대하여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의 이웃을 향한 시선은  실상 자신을 향한 시선일지 모릅니다. 그 시선 속에 깃든 당신의 숨겨진 열망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내 이웃이 되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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