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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un 26. 2017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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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이 온다.

같이 했던 그 수많은 날들을 예쁘게 잘 기록해둘걸...하고.

분명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면 지난것들이 기억이 나지만 다시 찾아보자니 폴더에 차 있는 사진들이 야속하다.

하나하나 언제든 이때 그랬지 하고 들여다 볼 수 있게 해둬야겠다는 마음.

그만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나보다.


일찍 만나 천천히 걸어 1층에 자리한 B빵집을 먼저 찾는다.

빵을 좋아하는 그는 주섬주섬 빵을 고르고 나는 자그마한 가게를 소심하게 찍어본다.





계산을 하고는 빵집 3층에 자리한 책이 가득히 꽂힌 카페로 올라서서 차 두잔을 시킨다.

항상 무엇을 마시겠냐고 물어보지만 단칼에 아메리카노라고 대답하고는 나머지 하나는 마시고싶은거 고르라고 한다. 그러면 고민하다가 하나를 고르고는 행여나 별로여도 맛있게 마시는걸 보는 재미가 은근하다.





주섬주섬 책을 몇권 가져와본다.

대부분 내가 주섬주섬 가져오면 그 책을 같이 보는식이다.


이건 어떻고 저런 이렇고 이 작가는 누구고 요 작가는 어떻고 하며 나누는 대화가 즐겁다.



한동안 자꾸만 눈에 띄던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책, 마음을 다해 대충그린 그림을 가져와서는 대충 후루룩 훑어본다. 그가 살아생전 뭉크를 만났다는 글에 놀라 작가의 나이를 살펴본다. 하루키씨의 나이도 궁금해져서 살펴보다가 둘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많았어요? 나는 오십대 중반즈음인줄 알았어!"라는 나의 말에 그도 그랬다고 한다.

아마도 그나이때즈음의 작품들을 읽었던 건가. 그래서 아마도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것같은 뭐 일종의 그런 착각이 작동한거 같기도 하다만 여전히 조금 놀란상태이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검색해보고는 공지영씨와 신경숙씨 중에 누가 나이가 많은지 아냐는 질문을 해서는 맞춰보라는 듯 씨익 웃는데 살짝 왠지모르게 얄미운 마음이 생긴다.


"글쎄요... 신경숙씨?"라고 하자 "동갑이에요!"라며 개구지게 웃는다.

뭔가 속으로는 틀렸지~하고 놀리고 싶은 마음이 잔뜩 들은것같은 그런 느낌으로.


다른 책 들을 더 가지고 와서 훑어보다가 리얼제주 과월호가 세일을 하는걸 보고는 냉큼 집어들었다.


이중섭 작가와 그녀의 부인인 이남덕씨가 주고받은 편지에 관한 기사였는데 어찌나 편지 내용이 절절하고 사랑스러운지 집에 와서 한번 더 꼼꼼히 살펴보고는 나도 이런 편지를 써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며 바로 노트를 꺼냈다.


앞으로 받을 편지를 가장한 낙서같은 종이를 그가 잘 모아주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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