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가을, 예스 24에서 주관하는 '나도 에세이스트' 공모전에 참가한 일이 있다. 우연히 공모전 소식을 접했는데 특별한 자격 조건 없이 누구나 참가가 가능했다. 11월 주제는'내 인생 단 한 권의 책'이었다.문득 브런치에 올려둔 글이 생각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은 첫 어른 소설의추억을 적은글이었다.
평소 공모전이라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생각했는데 그날은 무슨 까닭인지 응모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써둔 글이 스스로 만족스러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속담을 이럴 때 쓰는 걸까. 마침 써놓은 글이 주제와 맞으니 남은 시간 퇴고를하면 되겠다 싶었다. 원고지 20매 분량에 맞춰 글을 다듬어 응모했다. 11월 10일 발표가 났는데 우수상을 받았다. 웹진 <채널예스> 12월호에 글이 실리고 상금 3만 원을 예스 24 포인트로 받았다. 글로 번 돈이었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혹시 하는 기대를 했지만 당선자 발표에 적힌 아이디와 글 제목은 왠지내 것 같지 않았다.브런치에 발행 글 올리는 것조차쑥스러운데응모할 생각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공모를 염두에 두고 썼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출간하고 등단한 것도 아니지만 격려받은 기분이었다.'열심히 쓰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쓰겠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감이 떠올랐다.
받은 격려를 용기삼아 엄마이야기를 '월간 에세이'에 기고했다. 며칠 후전화를 받았는데 글이 선정됐다고 했다. 이번은 작정하고 쓴 글이맞았다. 나는 모르는 누군가에게엄마의 죽음을 애도받고 싶었다. 엄마가 없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세상에 그렇게라도 엄마의 죽음을 알려야 했다.월간 에세이가 집에 도착했을 때 활자로 적힌 글은 내 글 같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엄마의 부고장이라 여겼다. 추모사라 해도 좋을 것이다. 어리석게도 이것으로엄마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바랐다.
글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비용으로 사용한다. 그렇게 쓴 글이 다시 살아갈 비용이 되어준다. 예스 24에서 받은 포인트로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다 누군가 나처럼 글로 격려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을 찾는 중에 '좋은생각' 새싹 씨앗을 알게 됐다. 내가 책을 기부한만큼 좋은 생각에서도 교도소에 책을 보내주는 원 플러스 원 기부. 글의 힘을 믿고 신청했다.
내 글에 플러스된 마음을 생각한다. 글을 읽어주는 희미한 누군가와 느슨하지만 공감해 주는 하트들.아이고 또썼네 ♡열심히 쓰시오♡쓰다 보면 늘겠지 ♡ 알람 자동반응♡ 옛다 ♡도 있을 테지만격려받는다. 부끄럽지만 감사하다. 다정함을 비용 삼아하트모아 글을 쓴다. 내명치에 걸린 체기 내리려 쓰는 글이언젠가누군가의 체기를 내릴 수있는 플러스 하트가 될 수 있다면, 내게 축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