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이 Jul 26. 2023

미황사 전설



1300여 년 전 신라 경덕왕 시절, 달마산 아래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배는 사람이 다가가면 멀어지고 돌아서면 가까이 왔는데 그러기를 여러 날, 의조화상께서 목욕재계하시고 기도를 올리니 드디어 배가 육지에 닿았다.


배에는 금으로 된 뱃사공과 금함, 육십 나한, 탱화가 가득했다. 그중 검은 바위가 있었는데 배에서 내릴 때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자 안에서 송아지가 나와 순식간에 큰 소가 되었다.


그날 의조화상 꿈에 금빛 가사를 걸친 이가 나타나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절을 세우라 했다. 다음 날 의조화상이 꿈에서 들은 대로 소 허리에 불경을 싣고 따라갔다.


달마산 중턱에 이르러 소가 한 번 넘어졌다 일어나 다시 한참 가다 크게 세 번 울고 넘어지더니 일어나지 못했다. 처음 소가 누운 자리에 통교사를 짓고 마지막으로 누워 일어나지 못한 자리엔 미황사를 세웠다 한다.


미황사란 이름은 소가 마지막으로 쓰러져 울 때 그 소리가 크고 아름다워 '아름다울 미'를 취하고 꿈속의 금인의 빛을 상정하여 노란빛을 뜻하는 황자를 취했다 한다.


다녀온 이 중에는 미황사에서 바라보는 황금빛 낙조가 이름의 유래일지 모른다 했다. 미황사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해 질 녘 풍경이 지극히 아름답다고 한다.






혼자 여행가려는데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까란 질문에 친구는 주저 없이 미황사를 꼽았다. 이미 세 번이나 다녀온 그네 말로는 풍경이 아늑하고 절세가 단아하며 아름답다 했다.


그런데 넌 절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잖아. 같이 가 줄까.


친구의 배려로 여자 셋이 해남엘 간다. 먼 곳. 내게 해남은 황지우와 황석영, 고정희, 김남주 시인이 겹치는 고장이다. 해남의 문학적 숨결을 느끼고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황사에서 묵을 예정이다. 템플스테이는 아니고 밥 먹고 잠만 잔다. 친구 말로는 같이 가지만 혼자인 듯 지내라던데 미황사 낙조와 어란 포구 솔섬의 정취에 고요하게 지내다 올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강아지 이름 짓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