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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Sep 03. 2023

일기

0828~0902



8월 28일



쓰기 싫다.

 쓰면 되지.


먹기 귀찮다.

안 먹으면 되지.


지금 보고 굶어 죽으란 말이야?

그럼 하면 되지.






8월 29일



시는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건너

산문은 골짜기를 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방식라던데 (이성복 시인의 말씀)



는 힘들.

다리가 짧아 봉우리에서 봉우리는 무리다. 

짧아.



그러다 문득,

'무빙'에서 날아다니는 김두식은 시고

오감 뛰어나 한 입 먹고 소스에 들어간 재료 몽땅 읊는 이미현은 산문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웹툰도 흥미로웠는데 드라마로 나오니 재밌다.


시와 산문의 만남. 어찌 아름답지 않을쏘냐.





8월 30일



새벽 4시 넘어 눈을 떴다.  시간에 깨면 곤란한데. 뒤척거리다 6시 넘어 잠들었다. 한 시간쯤 자고 일어났는데 스케줄 알람이 울린다. 추석 기차표 예매.


꺄~~~~~~~ 이런, 오 마이갓. 

급하게 코레일을 여니 접속대기 10만 명ㅜㅜ


어쩐지 뭔가 할 일이 있는 듯한 새벽이었

호르몬이 오래간만에 큰맘 먹고 도와줬는데 망했다.

괜찮. 설에 재도전하자. 추석은 또 온다.

딸아 미안해.






8월 31일



불안의 ''이 '편안할 안'인 건 알았는데


미안의 '''편안할 안'이라고?







9월 1일



9월 시작을 새벽 글쓰기로 열었다.


다시 만난 글벗

새로 만난 글연


굳이 쓰게 하는 모임 속에 스스로를 집어넣는 이유가 궁금다. 지가 하고 지가 궁금한 이상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그렇지 않으면 '쓰지 않으니까'를 한 달간 경험했지만 확실히 영혼이 닮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 삶을 윤나게 한다.


8월 한 달 퍽퍽했다. 윤 좀 내야지.






9월 2일


'고상하다'란 단어를 듣고 영화 '그린북'을 올렸다.

다시 봤다. 요일을 감싸 안기 충분한 영화.


"폭력으로는 못 이겨요 토니. 품위를 유지할 때만  이기지. 품위가 늘 승리하는 거요."



차별받는 이가 하는 말이라 안쓰러웠다.

그에게 품위는 '고상하게 ' 아니겠는가.


편견과 차별에 대항하려면

품위 있게 이기고 고상하게 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품위 있는 하소연 고상 욕하기.

이게 글쓰기 아닌가 싶다.









덥고 비가 자주 내려 산책이 여의치 않았다. 궁여지책 유치원을 한 달 보냈는데 사회성 떨어지는 장군이. 친구들 오는거 싫어 저 뒤에 숨어있다ㅜㅜ이럴 줄이야. 날 닮았다.



이번주도 변함없이 사진첩에 장군이 사진 뿐이다. 물론 내 개의 귀여움은 이기기 힘들지만, 딱히 기록할 일상이 없다는 증거같다. 그나마 장군아 네가 있어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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