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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Sep 06. 2023

매일 쓰면 잘 쓰게 될까

강창래, 《위반하는 글쓰기》



글쓰기 책에서 빠지지 않는 조언 중 하나가 매일 쓰기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정유정도 새벽마다 쓴다고 한다. 김 훈은 하루에 반드시 원고지 다섯 매를  뜻으로 책상 앞에 '필일오'라 써 붙여 놨다 전해진다. 이런저런 높으신 작가님들도 그리  부할 재간이 . 재능이 없근면이라도 해 니 매일 두 번 쓰기도 해야 할 판이다.



그렇대도 어딘지 의문스다. 매일 쓰면 정말 잘 쓰게 될. 부사 '잘'이 매하다. '잘'에 대한 기준은 개인적이고 다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잘'은 겨자씨만 한 미덕인데 매일 쓰면 능숙해지고 주 발행하 둔해질 테지만 익숙해지고 뻔뻔해지는 것이 잘 쓰기인가 물으면 그건 또 아니지 않은가. 



"제 생각으로는 어떻게든 날마다 쓰겠다는 결심보다 글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생각을 만드는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요? 날마다 글을 쓰겠다는 결심 같은 건 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당신이 글을 쓸 사람이라면 저절로 쓰게 될 것이고, 쓰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울 겁니다. 현장을 다니는 것이 어렵다면 좋은 책을 읽어 보세요. " (109쪽)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에 없을 줄 알았던 내 개를 만났을 때도 그랬다. 매일 쓰라는 말은 매일 쓸 수밖에 없도록 살라는 의미였다. 쓰기에 감각을 열어두면 가을이 시작되는 하늘도 붉은 꽃 한 송이도 르게 보인다. 콩나물 국밥 한 그릇, 아이와 다녀온 박물관, 횡단보도 앞에서 떼쓰는 모르는 아이이 된다. 



노랑 초록 양말 짝짝이로 신고 춤람 난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이를 야단치고 후회하는 밤 글엔 어린 시절 외로움이 소환다. 아프고 힘들던 시간을 복기하며 불행과 친구 하지 않는 방법을 배운다.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면 소한 일은 하나도 없다던데 계수나무 향에서 어릴 적 숨겨두고 아껴먹던 캐러멜을 올리는 마음. 이런 게 매일 쓸 수 밖에 없는 삶 아니겠는가.



우유도 매일 묻고 매일 답다. 매일 쓰는 행위는 묻는 위치에 나를 데려다 는 반복이다. 익숙한 것에서 떠나는 도전이다. 세하게 감지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 스스로 답을 찾는 힘을 기른다. 마음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살아 있음의 기쁨을 드러내숨은 겨자씨를 찾을 때까지 쓴다는 것은 '하다가 말 일이 아니다.'



"나는 글을 잘 써 보겠다고 '노오오력'하는 방법은 다 '나쁘다'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된 말도 있지 않은가. 천재는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절대로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즐기는 사람은 즐거움만으로도 모든 것을 이겨 낼 수 있다. 즐기지 못하고 '노오오력'만 하다 보면 언젠가 그만두게 된다. 글쓰기는 살아 있음의 기쁨을 드러내는 최선의 방법이다. 하다가 말 일이 아니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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