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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이 Sep 14. 2023

나이는 가깝고 늙음은 낯설다


영이의 첫 직장은 영어학원이었다. 실력 인정받 안정된 생활을 이어갔는데 서른 넘어 우연히 정토회 '나눔의 장'에 다녀온 후 사표를 다. 머리를 깎진 않았지만 정토회에서 수련하고 봉사했다.  특기를 살려 통역과 번역, 해외포교, 행사안내 등을 맡았다 한다.


평생 그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인생은 예측불허라 10년 나 돌아왔다. 다시 일을 하려 경력단절이 발목을 잡았다. 고민하다  입점된 생협에 취 구내매점에서 학용품을 팔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렸다. 7 넘게 근무하고 작년 여름 퇴직했다. 정규직 문제를 제기하다 팀장에게 밉보였다 한다. 알고 보니 제 사정도 아닌 20년 넘 비정규직로 일한 동료 이었다. 재취업을 하려는데 이력서 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고 . 오십넘은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 했다.


친구 활동과 지성생각하  일할 곳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다양한 이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줄 알았는데 대부분 나이를 오십 미만으로 제한한고 한다. 사회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에 오십이란 나이가 많다고 간주하고 오십 넘은 사람을 직원으로 들이기부담스러워하는 것이다. 다영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양보호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2021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실버 취준생 분투기'를  62세 이순자 씨는 문창과를 졸업하고 이십 년 이상 호스피스 봉사 활동을 했다. 상담치료 1급 자격증까지 있지만 경력이 오히려 취업에 방해가 됐다. 두 장 빼곡히 적힌 이력서를 구겨 버리고 중졸 한 줄로 마감하고서야 수건 개는 공장 일을 얻을 수 있었다. 사회는 이에게 스펙을 강요지만 자격증 많고 학은 노인은 꺼린다.


나이는 태어나 살아온 시간이지만 사회적 연령은 사회가 지정한다. 40대 국회의원은 젊은 피라 부르지만 40대 중소기업 대리는 젊지 않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나이는 다르다. 이와 사회적 지위가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이를 대하는 구조의 시선이 그 사회의 수준이다. 현실에서 오십은 학습과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육십이 되면 재능과 학력을 숨겨야 하고 더 나이가 들면 지성과 판단력을 의심받는다.


의료 기술 발달로 수명이 길어졌지만 사회는 나이 든 사람이 젊게 살길 바라지 않는다. 젊게 살라는 말은 옷 팔고 화장품 사게 만들려는 마케팅일 뿐이다. 젊음에 양보하고 늙음의 편견을 불평 없이 받아들이고 값싼 노동력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 노인의 미덕이라 칭송한다. 나이 들면 시골에 내려가 한적하게 전원생활 하는 모습이 잘 살아온 인간의 통된 마지막이 되어 간다. 노후 준비 안 하고 뭐 하냐는 핀잔 어린 사회의 눈빛 속에서 오십 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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