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지나 당산 가는 길
2호선은 특이한 호선이다. 내선순화, 외선순환. 시작과 끝이 맞닿아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끝은 있는 건지.
우리의 삶이 2호선 같을 때가 있다. 특히 힘든 시간 속에 있다면. 어디서부터 이 어려움이 왔을까. 끝나기는 할까. 순환의 지옥 속에 갇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2호선 지하철에 타고 있다. 어두운 차창에 비친 슬픈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모든 것이 고요해지며 한강이 보인다. 합정에서 당산 넘어가는 그때 한강의 어두운 물결이 밤 빛에 일렁이고 있었다. 깜깜했던 모든 날에 숨통이 트이는 순간의 고요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환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순환을 벗어나는 시간도 있지 않을까. 마치 합정 너머 당산 사이에 비치던 한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