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꽃잎 하나가...
기쁨도 슬픔도 느끼고 싶지 않다. 마음을 외면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외적인 요소로부터 멀찌감치 흐린 눈을 하며 살아가는 요즘이다.
항상 이만 때 즈음 만개하는 벚꽃.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만개하지 못한 채 얼어버린 벚꽃들도 있을까. 마치 봄은 왔지만 여전히 봄을 누리지 못하는 것처럼.
뭐가 되었든 꽃이 피는 것조차 눈 감고 모른 척이고 있었다. 마치 내 눈 만 가리면 꽃은 올해 피지 않았던 것처럼.
그때 벚꽃 잎 하나가 내 눈앞으로 떨어진다. 외면하고 또 외면했던 그 꽃이 흐린 시야에 선명히 들어온다. 유리 조각 같이 반짝인다. 내 눈에 박힌 그 유리 조각 때문일까 눈시울이 붉어진다. 쿡쿡 찌르는 아픔이 모르고 싶었던 사실을 강제로 보게 한다. 시간을 흘러 밖에 봄은 왔다. 그러나 여전히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