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쏟아내느라 바빴던 시간들을 보냈다. 오랫동안 바라 왔던 일이 결실을 맺으면서 심적으로나마 약간의 여유가 생겼는지 조금씩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했고, 코로나의 익숙함에 젖어 영화관에 가기 시작했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볼거리가 많다 보니 예능까지는 섭렵하기 힘들었었는데 코로나 확진으로 홀로 방에서 누워 지내면서, 나는 오랜만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정주행 했다. 얼마 전 상금 1억 원의 최종 우승자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린 <청춘스타>가 그 주인공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꼭 이 표현을 쓰고 싶었다는... 저는 80년대 생입니다. 그것도 중반) 8,90년대 가요를 좋아하는 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매력적이었다. 그들이 써내려 가는 가사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위로받는 것 같았다. 미친 고음으로 사람을 흔들어 놓는 보컬 파도 현란한 퍼포먼스로 아이돌 커밍아웃을 하게 만드는 아이돌 파도 빠져드는 데 한 몫했다. 여기에 확 꽂히는 언어로 무형을 유형으로 바꾸는 심사평의 김이나 작사가, 그리고 뒤늦게 팬이 되어 미성의 목소리에 빠진 공연계의 전설 이승환, 노래만 좋아했지 얼굴은 처음 본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 등 좋아하는 심사위원단이 대거 등장했기에 더더더 좋았다.
옛날부터 이상하게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보았다. 가슴속에 간절한 무언가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고개가 끄덕여졌고, 그 간절함을 향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응원을, 마음을 보냈다. 내가 좋아하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나이가 조금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엄마 마음이라고 할까요?) 특히 좋아했던 싱어송라이터 파들의 노래는 오디오 어플에서 지금까지도 무한 재생되고 있다. 구만, 소섬, 백아님 보고 있나요?
마지막화를 보면서 나는 또 눈물이 핑 돌았다. 가장 좋아하는 심사위원인 윤종신의 한마디 때문에. 데뷔 이후 줄곧 인기를 얻어오다가 40대가 되고 나니 대중들의 인기가 조금은 식었었다고. 그때부터 월간 윤종신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나만의 길을, 내가 하고 싶은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지금까지도 달리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낯설어했지만 꾸준히 걸어온 길을 보며 이제는 사람들이 인정을 해준다며, 고유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라고 말해 주었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다이어리를 꺼내 정신없이 받아 적었다. 고유한 나만의 길이라는 표현에 밑줄 쫙!! 별표 다섯 개를 그렸다.
글의 앞에서도 말했듯이 글을 쓰기 시작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의 이야기를 원 없이 쏟아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나올 나의 책 원고에도(네, 네 제가 출간 작가가 됩니다요, 미리 잘 부탁드립니다~ 미래 독자님들), 다른 글들에도 과거의 나를 더듬어 많은 글들을 썼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또 늘어놓았다. 그렇게 한바탕 퍼부었더니,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더 해야 할까 살짝 망설여졌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써도 괜찮은 걸까 내 글들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도 했다. 구독자수를 많이 보유한 것도 아니고, 라이킷이 많은 것도 아니고, 조회수는 브런치 작가가 되고 몇 달 반짝 이후 외로운 자릿수가 허다한 이 글들을, 세상에 내놓아도 되는 것인가...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에 붙잡혔다. 깜빡이는 커서를 앞에 두고 한참을 서성였다.
고유한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
그런 나에게 들어온 한마디. 그래, 그거다. 꾸준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타인의 인정이 따라오기도 한다. 나 역시도 원고를 쓰면서 수없이 아프고 쓰라렸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꾸준히 했더니 알아주는 편집자들도 생겼다. 그리고 나를 인정해주는 타인이 꼭 생기지 않는다고 한들 어떠하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꾸준히 내 방식대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지. 그렇게 내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일 뿐. 현실에서는 손가락 발가락이 오므라들어 쉬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해주어서 좋다. 과하지 않게 넘치지 않게 미세한 진동이 느껴질 만큼만 울려주어서 참 좋다. 잠깐 갈길을 잃고 방황하던 나에게 또 달리자고 말해주어 너무 좋다. 이렇게 또 글을 쓰게 해주어서 좋다.
음,,, 그러니까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음,,,<청춘스타> 같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