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영영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게 오늘은 아니니까 읽고 씁니다.

by 책닮녀

얼마 전 출판사 대표님을 만났을 때, 출판이 사양산업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만들고 싶어 하고, 책을 내고 싶어 하고,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이야기였다. 사실 책 읽는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매년 발표된다. 독서를 시작하고 보니 내 주변에는 독서를 즐기고, 책을 사랑하고, 매력에 빠져 있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도대체 왜 독서가 사양산업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사양산업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매년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출판의 운명이 정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설마설마하며 한참 동안 나누다 우리는 헤어졌다.



그 후, 얼마 뒤 혼자 영화 '탑건'을 보러 갔다. 영화에서 탐 크루즈는 매버릭이라는 이름의 파일럿으로 등장한다. 시대를 평정했던 전설의 파일럿이다. 하지만 이제는 무인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파일럿의 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희미해지고 있었다. 상사는 마지막 임무를 맡기며 매버릭에게 이렇게 말한다. 파일럿은 곧 사라질 거라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 뼈 때리는 팩트 폭력에 그는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한다. "파일럿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게 오늘은 아닙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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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듣는 순간 나는 출판사 대표님과 나누었던 그날의 대화가 떠올랐다. 언젠가 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들 말하지만, 그게 오늘은 아니니까 우리는 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이미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좋아서 책을 만들기에 여념 없는 아주 바쁜 대표님이지만, 함께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정말 지구가 멸망할 어느 날이 오고, 태양이 사라져 버리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처럼, 책이라는 물건이 태블릿 역사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박물관에 보관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나는 책을 사고 읽고 쓰고 싶다. 아직 오늘까지는 사라지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나 같은 사람이 100년에 한 명씩만 딱 있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책이 우리와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책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기를. 그 의미를 온전히 느껴 훈훈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수많은 책들 속에서 나의 책(아직 빛을 발하지도 않은 출간 예정인 책을 미리 홍보하는 중입니다요^^;;;)도 오래 끓은 뚝배기처럼 구수한 향과 뭉근한 맛을 오래오래 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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