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지옥

게임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by 책닮녀

여름방학은 나에게 게임 지옥이었다. 눈을 뜨면 아들은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처럼 해야 할 숙제를 척척해 나갔다. 자신의 숙제를 마치고는 나에게 해맑은 얼굴로 와서 이야기한다.



"엄마, 나랑 게임하자."


이 말이 나는 너무 너무너무 무서웠다. 애써 바쁜 척을 하고 못 본척하고 못 들은 척하지만 이내 다가와 말한다.


"엄마, 엄마는 당첨됐어. 나랑 게임하자."



내가 딴청을 피우니 아이는 작전을 바꾸었다. 내가 자주 하는 수법 중에 하나로 상대가 미처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두 가지 선택지를 들이미는 것이다. 일례로 내가 아이에게 '마라톤 할래?'가 아니라, '마라톤이랑 등산 중에 무엇할래?'라고 이야기해서 마라톤으로 아무런 불만 없이 합의를 본 적이 있었다. 아이는 언제 그 수법을 흡수했는지, 나에게 와서 묻는다.(이래서 보고 배우는 게 중요한가 봅니다ㅡㅡ;;;)


"엄마, 우봉고 할래? 아님 할리갈리 할래?"

"음... 앗"


하마터면 대답할 뻔했다. 어쩔 수 없이 몇 번의 게임을 함께 해 주면 아이는 꼭 한 판 더를 외친다. 딱 한판만 더, 딱 한판만 더하자라고. 매일 하는 데에도 끝이 나지 않고, 하면 할수록 더 큰 것을 바라게 되는 진짜 여기는 게임 지옥.



개학은 했지만 게임지옥은 여전하다. 오늘도 나는 아이와 도블, 셋셋셋, 고 피쉬 카드로 게임 지옥에 다녀왔다.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을까?






어차피 벗어날 수 없다면.....


엄마와 함께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 게임에서 이겨 짜릿함을 맛보고 싶은 아이의 간절함. 게임을 잘하고 싶은 욕구. 어차피 달라지지 않을 상황이라면 '게임 지옥' 대신에 '게임천국'이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참치김밥부터 소고기 김밥에 제육볶음과 떡볶이까지 즐비한 곳. 저려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맘껏 누릴 수 있는 곳인 김밥천국처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있다. 내가 좋아하고 아이가 좋아하고, 다른 가족들이 좋아하는 게임이 즐비한 곳. 내 맘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곳. 또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앉아서 실컷 웃으며 놀아주는 부담 없는 놀이(그래..... 공놀이보다는 낫지 않느냐 싶다)라고 맘 속으로 되새겨 본다. 여기야 말로 '게임 천국'이로구나 하고. 애쓰고 애써서 생각해본다.




근데, 아들아 그거 아냐?


김밥 천국도 이제 가격 인상했어!!! 꽤 부담스러워졌다고!!!

그니까 우리 가끔 가자~ 게임 천국^^




*게임 천국에서 버티고 있는 많은 부모님들께 응원의 맘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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