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프로용기러다.

인생은 용기의 연속

by 책닮녀

어쩜 그렇게 부지런하냐는 인사를 많이 듣는다. 랜선 친구들, 단톡방 지인들, 내 수업의 수강생들이 건네는 말. 물론 나에게 듣기 좋으라고 건네는 안부인사이자 칭찬이겠지만 실제로 나는 매일 인스타 피드에 그림책 소개를 하고, 매일 글을 쓴다. 그 짬짬이 미래를 그리는 일들도 하고, 듣고 싶은 수업도 듣고, 당연히 강의도 모임도 한다. 역시나 본캐인 엄마도 바탕색으로 깔려있다.


부지런하다는, 대단하다는 말이 달콤하고 좋지만 가끔은 쓰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잠깐 쉬고 싶은 순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마다 그 말들이 내 주변을 맴돌며 괴롭힌다.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하루라도 그림책 피드를 올리지 않으면 '이 사람 변했네', '게을러졌네'라고 생각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두렵다. 쉬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드는 요즘이라 칭찬이 칭찬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쉼,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용기다. 하루 즘 안 해도 아니 일주일 즘 안 해도 괜찮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나 자신이 필요하다. 타인이 하는 위로와 응원은 내 마음을 열기에 더 버겁고 어려울 때가 있다. 내 삶에서 용기가 필요한 타이밍에 딱 알맞은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예전에는 엄마의 '할 수 있어. 넌 뭐든지 잘해.'라는 말이 나를 도전하도록 이끌었다. 예전에는 친구의 '넌 똑순이야. 야무지게 잘하잖아.'라는 말이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다. 예전에는 연인의 '넌 잘될 거야. 힘내.'라는 말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한마디였다. 지금도 엄마, 친구, 남편, 아이, 타인의 말들이 나에게 무수한 응원과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나에게 진짜 용기를 주는 건 '괜찮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자.'라는 내 마음이 하는 말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담백한 두드림이 나에게 용기를 준다.



용기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숨 쉬고 살아가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용기가 필요하다. 앞만 보며 걸을 용기, 그냥 그런 음식을 맛있게 먹는 용기, 싫어하는 사람과도 웃으며 인사할 용기. 세상을 살아가는 건 용기의 연속이 아닐까?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쪽팔림을 경험한다고 한다. 발가벗고 태어나 쪽팔림의 연속을 계속해서 맞닥뜨리는 게 인생이라고. 그 말대로라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용기를 내면서 태어나는 것이다. 발가벗고 우렁차게 울 용기를 가지고, 넘어져도 다시 뛸 용기를 가지고, 용기의 연속을 경험하며 인생을 있어간다. 죽는 순간에도 용기 있게 자신의 몸뚱이를 이 세상에 맡기고 떠나지 않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이미 프로용기러다. 이미 많은 용기들을 축적하여 몸 안에 쌓아놓았다. 오늘도 내 안에 있는 용기를 끄집어 내본다. 토닥토닥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별거 아니니 무서워하지 말라고. 넌 운이 좋은 아이라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리고 가끔은 쉬어도 된다고.





+덧붙이는 말: 근데...저....

부지런한다는 칭찬 좋아해요. 계속 해주실거죠? 하하

가끔 혼자 괜히 부담스럽다 느낄 뿐, 들으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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