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놀고 싶은 게 많은지 놀 상상에 행복에 겨워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나는 더 놀라고 말했다.
"그렇게 노는 게 좋으면 그냥 100살 넘어서도 놀면 되지. 왜 100살에는 죽어?
"아, 세 자리가 되면 힘이 없어져."
풉. 이리도 깔끔하면서도 칼 같은 기준이 있을까? 100살이 되면 놀 힘이 없어진다니, 그래서 99살까지 신나게 논다는 아이를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눈으로 바라봤다.
"그래 100살까지 신나게 놀아라~!"
나도 어릴 때는 노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꿈 많은 아이였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매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모르고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았다 놔주었다 하고 있다.
어른이 되고 나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더 늘어났다. 학생 때는 공부하고 착실하면 되는 거였다. 적당히 자신에 대해 고민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걱정은 조금 줄이고 남편 걱정, 자식 걱정, 양가 부모님 걱정, 슬픈 소식이 들려오는 친구들 걱정 여기에 돈 걱정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쌓여갔다. 쌓이라는 통장잔고는 쌓이지 않는데, 어른이 되어해야 하는 역할과 도리는 늘어나 정작 놀 시간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예전보다 조금 더 삐걱거리는 몸을 보며 나는 이제 '놀 에너지가 없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들의 놀고 싶음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말을 들으며 나도 좀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일'이라는 틀에 갇혀 진짜 자유분방하게 놀아보는 시간은 없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라도 놀자라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질러봐아겠다. 16비트짜리 음악을 틀고, 10초라도 몸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먼지라도 일으켜 보아야지. 100세가 되어, 나이가 세 자리가 되면 이 짧은 먼지 타임마저도 그리울 때가 있을 테니까. 99세까지 꽤 놀아보려 마음먹어본다. 같이 놉시다!라고 말하며 글을 쓰고 있다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