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기홀릭

속마음을 표현할 친구, 진짜 친구를 만나고 싶다면

글을 쓰세요.

by 책닮녀

지금 핸드폰을 열고 전화번호부를 눌러보세요. 몇 명이 저장되어 있나요? 적게는 몇십 명에서 많게는 몇 천명, 몇 만 명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럼 이제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그중 내 속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요?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얼마나 있으신가요?

.....

.....


대답을 망설이고 계신가요?

아무리 전화번호부를 넘겨보아도, 카톡 대화 상대를 찬찬히 살펴보아도 이렇다 할 사람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글을 쓰세요.


흔히들 인생에 진정한 친구 2명만 있으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라고들 합니다. 또 사회에 나오면 진심이 오가는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도 하지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유했던 친구들인데,,,, 같은 목표를 가지고 힘듬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나란히 손잡고 달린 친구였는데,, 각자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대학을 가고, 각자의 인생을 향하면서 연락이 점점 뜸해지더군요. 그리고 어느 순간,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사치, 안부조차 묻지 않는 그저 나의 핸드폰의 저장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무의미한 테이터가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은 아직까지 연락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도, 각기 다른 시점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다 보니 많은 대화가 오갈 수가 없습니다. 처한 입장이 다르고, 바라보는 것이 달라서 내가 지금 고민하는 것들을 섣불리 꺼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혹여 마음을 드러냈다가 아무것도 아닌냥 취급받는 것이 두려워서요.


다음으로는 사귄 친구는 아이의 친구 엄마들입니다. 비록 가장 늦게 만나 쌓아온 시간은 적지만, 그에 비해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어 대화는 꽤 잘 통합니다. 가까운 동네에 살아 처해진 환경이 같고, 동일한 나이 또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들, 관심 갖는 것들 모두 비슷하지요. 하나 그들과의 대화는 속마음을 터놓기보다는 아이의 육아,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나로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엄마로서 관계를 맺는 거지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기가 어렵습니다.


한 번은 어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집으로 놀러 왔습니다. 저희 집에 있는 300여 권의 영어 그림책을 보고는 깜짝 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말로 표현은 안 했지만, 극성맞은 엄마로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집에 놀러 오지 않은 사람들도 그 이야기를 하더군요.

"OO네, 진짜 그림책이 300권도 넘게 있어? 책 육아 뭐 그런 거 하는 거야?


많은 엄마들이 전과는 달리 무언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영재가 되길 바라고, 1등 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게 아닙니다. 그저 그림책이 좋아서 많이 가지고 있고, 아이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것뿐인데,,,,, 가깝다고 생각했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는 걸까요?


그런 제게, 글을 쓰면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섣불리 밝히기 힘든 이야기를 글로 풀어냅니다.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나의 힘듦을 표현하면, 그런 나를 쓰담쓰담해줍니다. 기쁜 일이 생기면 축하 문구를 남기며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건요, 내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만큼, 그 친구도 내면의 자신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글로 말이죠. 몇십 년 동안 알고 지내온 친구보다 어린 시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고, 어제 본 동네 친구보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친구들은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도 하지요.


글을 쓰면 속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생깁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애써 만나 어렵게 입을 떼지 않아도, 들어주고 토닥여주고 보듬어주고 또 응원해주는 진짜 친구, 그런 친구가 자꾸자꾸 생겨납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도

저와 진짜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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