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진짜 기적이 찾아오나요?

네. 찾아옵니다.

by 책닮녀

글 쓰는 사람들은 올빼미족부터 새벽형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글 좀 쓰고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면 미라클 모닝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어떠한 매력에 빠져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까? 궁금했다.


아이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잘 때는 미라클 모닝은커녕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었다. 잠자리가 예민한 아이들은 한밤 중, 새벽 가리지 않고 깨곤 했다. 옆에 내가 누워있지 않으면 울면서 찾기 일수였다. 나는 아이들이 깊고 풍성한 잠을 자고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기를 바랐기에 곁을 지켜주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 옆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일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각자의 방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나는 밤에 일을 하기 시작했다. 수업 준비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초, 작가루틴 프로젝트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글을 쓰기도 했는데, 아직 어린 작은 아이는 인기척을 느끼고는 나에게 조르르 달려와 함께 있기를 청했다. 글의 흐름이 무너져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주로 아이를 재운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나의 시간을 꾸렸다. 올빼미 족에 익숙해져 새벽 기상은 꿈도 꾸지 못할 때, 나의 하루를 뒤바꾸어 놓은 한마디가 있었다.



"혹시 뭐라도 쓰실 분 안 계신가요?"



글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하는 단톡방에서 알람이 울렸다. 새벽에 일어나 함께 뭐라도 쓰자는 제안이었다. 결과를 확인하지도, 새벽 기상 인증을 하지도 않는 아주아주 자율적인 방법으로. 사실 그 점에서 끌렸다. 요즘 새벽 기상하는 모임은 너무 많아서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도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혹여나 아이들 때문에 나의 나약한 의지 때문에 실패를 할까 봐 섣불리 도전하지 않았다.(여전히 실패라는 단어는 싫으니까^^;;;) 하지만 늘 궁금했다. 새벽 기상이 그리도 좋을까? 하는 물음표가 맘 속에 항상 있었다. 그래서 덜컥 대답했다. 뭐라도 써보겠다고.


그렇게 한 달 간의 '새벽의 씀'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는 일이 힘이 들고, 의식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었다. 1주, 2주가 지나고 차츰 새벽 5시가 넘으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현상을 경험했다. 인간이 얼마나 적응의 동물인지를 몸소 깨달았다. 처음 글을 쓸 때는 1편을 완성하는 일은 꿈도 못 꾸었다. 글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잘 쓰고 싶고, 잘 썼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 때문에 글 한편 쓰는데 하루 웬 종일을 붙잡고 있었다. 새벽 글쓰기를 하며 주어진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짧은 글 하나를 완성해 보자는 목표를 가졌다. 잘 쓰기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일단 토해내는 글쓰기를 해보자고. 잠자기 전 내일은 어떤 글을 쓸까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다듬고, 핸드폰 메모장에 짧게 기록을 했다. 그리고 새벽시간에 본격적으로 완성된 글을 만들었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이 나를 늘 다독였고 발행 후 약간의 수정을 거치며 새벽시간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글 한편을 발행하며 시작하는 하루란 한번 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을 만큼의 강력한 매력이 있다.


추석 연휴로 인해 결석을 한 것 이외에는 꼬박꼬박 빠트리지 않고 출석하며 모닝 루틴을 만들어 낸 결과, 한 달여간의 모임이 끝난 지금도 나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 습관을 이어나갈지 사람일은 장담할 수 없지만, 아마도,,, 계속되지 않을까? 감히 선언해 본다.


그리고 진짜 기적이 찾아왔다.

내가 새벽 기상의 좋은 점을 몇 번 말했더니, 우리 집에 작은 변화가 일었다. 아이들도 새벽에 일어나 하루의 계획된 일들을 먼저 하겠다며 도전하고 있다. 비록 모닝루틴 4일 차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각자의 방에서 오늘의 할 일에 몰두하고 있다.



아!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이라고 하더니 괜히 하는 말이 아니구나.

우리 집의 아침 풍경이 바뀌어 감에, 작은 기적의 꿈틀거림을 느낀다.

그리고 이 기적이 오랫동안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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