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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닮녀 Apr 24. 2022

'그림책 작가'라고 불러주세요.

축하합니다. 우리의 그림책 작가님!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그림책을 검색하면 [유아 도서]로 분류되어 있다. 때로는 어떤 그림책을 찾을 때면 [어린이 창작동화]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다.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를 검색엔진에서 검색해본다. 직업은 '작가' 또는 '동화작가'. 또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표시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책 작가라는 직업이 존재하지 않았다. 동화작가라는 명칭 아래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는 직업이 있을 뿐이었다. 어쩌면 그림책이라는 장르는 동화보다 더 큰 범주를 가리키는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글로 서사를 풀어내야 하는 동화와는 달리 그림과 글 모두를 아우르고 있고, 글을 알아야 읽을 수 있는 동화와는 달리 글을 모르는 사람도, 이 세상에 태어난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이 그림책인데도 그림책 작가는 없었다.



글이 아니라 그림이라는 매개체는 오직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어른들은 그림책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글을 읽는 사람만이 지성인이라고 더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림책이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새로운 눈을 떴으니까.



그래서 나는 어른들이 그림책을 많이 보면 좋겠다. 어렸을 적 굶주렸던, 그림이 말하는 그 무한한 세계를 경험하면 좋겠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마저 멀리하고 있는 어른들이 잠깐이라도 그림을 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깊은 단상에 빠지면 좋겠다. 그림책으로 더 좋은 이야기, 더 좋은 생각들이 가득 차기를 바란다.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나는 그림책으로 활동하고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한다.





최근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님의 인스타 그램에서 기쁜 소식을 들었다. 초록창에서 작가님을 검색하면 드디어 동화작가가 아닌 그림책 작가라는 직업으로 검색된다는 것.


래는 인물정보를 입력하는 곳에 그림책 작가라는 직업이 없어 동화작가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직업이 추가되면서 그림책 작가라고 명시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그림책의 분야를 어떤 한 것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장르로 만들기 위해 한국그림책협회는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엄청난 상을 수상 하며 우리나라 그림책의 위상을 높여준 이수지 작가님의 영향력이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또 이수지 작가님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그림책 작가님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이루어졌으리라. 그리고 그림책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마음도 작은 힘을 보태지 않았을까.





강의를 할때면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동화와 그림책 중 부등호를 어느 쪽으로 향하게 놓을 것인가 하고.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화 안에 그림책이 속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정정한다. 그림책 안에 동화가 모두 포함된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그림책 역시 동화에 속할 수 없는 고유한 장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동화책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림책'이라고 지칭하고, 동화작가라고 부르기보다는 '그림책 작가'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는 모든 그림책 작가님들께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림책 작가님!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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