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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닮녀 May 01. 2022

3598일 만의 스윕. 그 감동 같이 느끼실래요?

10년만에 풀어보는 롯데팬의 회포

엘롯라시코라는 말을 아시나요? 야구찐팬이라면, 아니 엘지와 롯데의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용어입니다. '엘롯라시코'는 '엘 클라시코'라는 축구용어에서 나왔습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매치를 두고 엘 클라시코라고 부르는데요, 한때, 성적이 부진했던 엘지와 롯데 두 팀이 만나기만 하면, 수비와 투수력에서 아주 앞다투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요. 세기의 라이벌인 마냥 엎치락뒤치락하는 그 모습을 비꼬는 용어에서 '엘롯라시코'라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뭐 누군가는 엘꼴라시코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요, 요건 속어가 들어간 용어로, 지성인으로서, 롯데 팬으로서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아 패쓰하겠슴당)



엘롯라시코가 이번 주말 열렸죠. 잠실 구장에서 뜨거운 열기 속에 경기를 치렀습니다. 참고로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롯데의 팬입니다. 롯데는 금요일 1차전에서는 9-4, 2차전에서는 3-1, 그리고 오늘 마지막 3차전에서 4-0으로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3연전 모두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량을 맘껏 펼쳤어요. 참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마음에서 눈물이 흘러 촉촉해진 가슴으로 야구 중계를 그만 끄려던 찰나, 더 가슴이 쓰려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엘지와의 3연전을 모두 이긴, 스윕의 기록이 무려 10년 만이라는 사실. 2012년 6월 22,23,24 잠실에서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스윕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엘지와 롯데 모두 비등비등하게 하위권을 달렸었는데요. 어느 순간 엘지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더랬죠. 사실 올해도 매우 주목받는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지목받았어요. 반면 롯데는 언제나 하위권. 뭐 한때 4위권에서 주춤한 적도 있었지만 그 마저도 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군요. 여하튼 그런 롯데가 드디어 엘지와의 경기에서, '엘롯라시코'에서 스윕을 기록했다는 말입니다.




현재 팀 순위는 SSG가 1위, 롯데가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20게임 이상 진행하고 단독 2위인것도 10년만입니다 ㅠㅠ)사실 매일 야구 구단 순위를 검색하며 눈을 비비고 비빕니다. 롯데가 2위라고? 진짜?? 제가 롯데 팬이 되고 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숫자거든요. 사실 2위에 있어도 엄청 불안합니다. 언제 다시 하위권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또 신랑이 엄청 비웃어 대지 않을까(TMI이지만 저희 신랑과 아들은 두산, 딸은 SSG의 팬으로 제가 늘 최약체입니다) 노심초사합니다. 



그래도 언제까지 2위를 유지할지, 언제 또 하위권으로 내려갈지 인생은, 야구는, 모르는 거니까 일단은 기뻐하려고요. 롯데가 이긴다고 해서 밥이 나오지도 돈이 나오지도 않는데, 배부르고 원하는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은 뭘까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야구팬분들은 이해하시려나요? 어쩌면 30년 만의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죽기 전에 롯데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직관하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인데, 뭐 이번에 하나 지울 수 있지 않을까, 살짜쿵 욕심도 납니다.



워워워 아직 118경기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김칫국 마시면 안되니까 맘을 다잡아 봅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을 늘 되새겨 봅니다...... 푸하하 하하하하 쿄쿄 쿄쿄쿄 그래도 계속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좋은 걸 어떡해!!!  3598일 만의 스윕의 감동이 얼마나 큰지를 엘지에게도 직접 느끼게 해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품어봅니다. 그 감동 같이 느껴보실래요?




로떼~퐈이팅~~~!


(오늘의 MVP는 DJ피터스! 최고의 수비 ♡ 홀릭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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