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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Jun 24. 2018

어렵지만 간단한 구분법

하트 시그널의 애청자로서,

하트 시그널2의 결말은 충격이었고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분개했었다.


김현우라는 사람의 마지막 결정이 저것이란 것에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내가 놓친게 있나싶은 찜찜함에

하트 시그널을 다시 보기로 결정했다.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꼼꼼히 보고, 그 사람들의

관계와 행동을 다시 유심히 보았는데,

그러면서 김현우의 결정도 이해가 되었고,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았다.


내가 다시 본 바로는

김현우가 오영주를 들쑤시고는 여시같은 여자한테

가버렸다. - 가 결말이 아니다.



김현우는 충분히 진지하게

오영주에 대해서 처음부터 끌렸고, 고민했다.

그리고 김현우라는 사람 딴에는

꽤 많은 표현을 했으나,

오영주에겐 충분치 않았다.


화면상 나오지 않는 부분에서

아마 계속해서 오영주가 확신을 얻을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임현주라는 김현우의 첫 데이트 상대가 준 강렬함과 그 둘의 유대감 또는 미묘한 설렘이 보이는 것 같은 오영주에겐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김현우의 마음을 의심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든 요소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김현우가 임현주를 밀어낸다 밀어낸다 철벽을 친다, 해도 그것이 오영주 바로 앞에서 있던 일도 아니고 그랬기에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오영주 맘 속 불안의 씨앗은

우연히 결정난 마지막 여행을 통해

아 나는 정말 저 사람과는 안되는 거구나,

저 사람은 현주에게 가겠구나

하며 속단하게 만든것이다.



그 속단과 ‘나 이제 당신 포기에요, 난 정말 많이 표현했는데 당신은 여전히 그 여자가 한켠에 있네요.’

라는 것을 표출하는 듯한 오영주의 행동은,

어쩌면 여자들이 사귀다가 삐졌을 때 “헤어져 우리”, 했을 때 속뜻은 “빨리 잘못했다고 하고 붙잡아”라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지만,

김현우로서는 너무나 상처받을 만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난 이렇게나 오영주 너와의 관계랑 너가 조심스러운데, 오영주는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이 나에게 말을 안 할거라니, 나에게 이제 말 안할 생각이었다니..


그런 말은 “나를 달래줘 내가 소중하다면

그러지말라고 말해줘, 한 번만 내게 매달려줘봐,,

그럼 나도 확신을 가질게”라는

오영주식의 표현이었을진 몰라도(이렇게 짐작하는 이유는? 오영주가 마음의 문을 닫은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김현우를 최종선택했기 때문)


김현우에겐 그것이 관계의 문을 닫는 행동으로

여겨졌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최소 그런 말을 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그를 잡아 흔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선택은

오영주라는 사람과 함께일때보다 ,

편하고, 설레기도 했던 그녀에게 갔겠구나

라고 이해가 되었다.



김현우가 오영주에게

마지막 저녁식사에서

오영주가 김현우가 속초를 선택한 것이,

자신을 피하기 위해 그랬는 줄 알았단 말에

“너 정말 바보구나”

라고 했던 말이 귓속을 울린다.


오영주는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나 커서

그리고 그만큼 자신이 평소하던 노력보다

몇 배나 표현을 많이 해서,

상대방인 김현우에게 그것에 비슷하게나마

미치는 표현을 바랐던 것이고

그래서 그것에 못미쳐보이는 그의 (그 나름의

최대치) 표현에 실망하고 괴로워했던 것이다.


그리고 김현우는 그 자신의 최대를

보여줬다고 생각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마음에 대한 완벽한 의심과 불안을

비치는 그녀의 발언은,

김현우로서도 멘붕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대한 답이 고작 저거라니

결국 그 둘 다 똑같은 마음인 것이다.



그 가운데 임현주는 그냥 자기 마음에

솔직한 잘 웃는 여자였을 뿐이니


그 누구를 욕할 수 있을지

나는 다만 안타깝고

나에게도 저 사람들의 저런면이 있지 하면서

공감했다.


그리고 연애가 정말 어렵다는 것

그건 정말 사실이고


그건 사람마다 마음의 표현 방법이 차이가

나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표현 방법의 차이가

덜 차이나는 사람을 만나면

그 둘의 연애가 시작해볼만해진단 것만 안다.




-



또한 참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덟 명의 출연자들의 행동을 보며

저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관심이나 애정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하는 방법


“넌 어떤 연애 해봤어?”

“넌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야?”

“넌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데이트 어땠어?”


누군가의 연애, 지금 감정에 대해

질문을 먼저 던지는 사람은

분명 그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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