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보면
가끔 귀에 물이 들어갈 때가 있다.
그 물방울이 들어오는 소리와 느낌은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려운데
굉장히 소름끼치고 껄끄럽다.
귀이니 만큼 물이 들어오는 소리도 크게 들리고
결코 물끼가 없는 곳이니만큼
그 느낌도 거북한 것이다.
그래서 수영하다 말고라도 귀에서 물을
빼야만 하는것인데
아무리 아무리 뺄려고 온 몸을 흔들고
머리를 흔들어도 나오기 힘들다.
그러다 스르륵 나오고 나면
세상에서 가장 깨운한 기분이 든다.
가장 편한 기분이 든다.
오늘이 그랬다.
다 빠져나왔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다시 똑바로 한 순간
아직도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남은 물방울이
귓속에 남아서
찌꺼기처럼
귀를 막고 있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참 이상하다.
아직도 언뜻 언뜻 생각이 나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았는지
새로운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투영되어서
다시 예전의 내가 나오는 것이었다.
너무 빨리 고개를 들어버린 것 같다.
아직도 더 빼내야 할 게 남은 것 같다.
제발 좀 사라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