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호 Nov 12. 2018

물방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보면

가끔 귀에 물이 들어갈 때가 있다.


그 물방울이 들어오는 소리와 느낌은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려운데

굉장히 소름끼치고 껄끄럽다.


귀이니 만큼 물이 들어오는 소리도 크게 들리고

결코 물끼가 없는 곳이니만큼

그 느낌도 거북한 것이다.


그래서 수영하다 말고라도 귀에서 물을

빼야만 하는것인데


아무리 아무리 뺄려고 온 몸을 흔들고

머리를 흔들어도 나오기 힘들다.

그러다 스르륵 나오고 나면

세상에서 가장 깨운한 기분이 든다.

가장 편한 기분이 든다.


오늘이 그랬다.

다 빠져나왔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다시 똑바로 한 순간

아직도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남은 물방울이

귓속에 남아서

찌꺼기처럼

귀를 막고 있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참 이상하다.


아직도 언뜻 언뜻 생각이 나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았는지

새로운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투영되어서

다시 예전의 내가 나오는 것이었다.


너무 빨리 고개를 들어버린 것 같다.

아직도 더 빼내야 할 게 남은 것 같다.

제발 좀 사라지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그런 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