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남자친구라는 존재를
내게 필요한 존재로
인식했다.
내가 힘들 때, 아플 때 있어주길 바랐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만 기다렸다.
그런데 오늘 이상한 일이 있었다.
남자친구를 태우고 운전해서 가다가
장난으로 오빠의 목숨은 내 운전에
달려있어! 라고 하니
남자친구가 죽어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문득 전에도 이 비슷한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났다.
자신은 나와 함께 있으면
죽어도 괜찮다고 농담삼아 한 이야기
그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기분이 이상했다.
가끔 이 사람은 자신이 가진 그 무엇에도
애착을 주는 것 같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어딘지 슬펐다.
이 사람이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건
나 밖에 없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냥 그 순간
내가 이 사람을 지켜주고 싶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소중한 사람이 없으면 자신은 죽는 순간에
죽어도 상관 없다고 느낄 것 같다는 이 사람의 말이
그럼 내가 나를 잘 지켜서
이 사람을 잘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번졌다.
보듬어주고싶고
사랑을 줘서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닌 남자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란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이 사람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고 있는 나를 보며
이상한 기분이지만
좋다고 느꼈다.
엄청 가슴 깊이 사랑한다고 느꼈다.
처음 느낀 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