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주로 참는다라는 의미가 많다.
더 막하고 싶지만 회사니까 참는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일이니까 참고 한다.
남자친구에게 내 맘속 이야기를 다 하고 싶지만 상처받을 것이니까 참는다.
참는 것이 곧 내 안에 짜증과 분노로 쌓이게 된다.
그렇게 쌓이다가 이것은 무언가 사는 욕구로 쏟아지게 된다.
쇼핑을 할 때면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짜증도 생각나지 않는다.
남자친구가 어쨌는지 회사의 썅년이 어땠는지 그런건 정말 말 그대로 잊어버리게된다.
그냥 기쁠뿐이다. 되게 행복하고 좋은 것을 샀을 땐 보물을 발견한 것 처럼 뿌듯하다.
가격과 죄책감은 늘 비례해서 괴롭기도 했는데 이젠 그것조차 무뎌질만큼 쇼핑의 행복감이 좋다.
일례로 근래에 남자친구가 전화목소리가 정말 기분 좋아보인다고 했을 때는 내가 무려 니트네개와 치마 하나 반지를 구매한 뒤 신발을 살까하고 구경하던 참이었다.
그 정도다. 나도 모르게 행복함이 가득해진다. 어쩌면 얼굴에서 빛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회사 끝나고 약속이 없으면 쇼핑을 하곤 한다. 집에 가서도 인터넷 쇼핑몰을 구경한다.
그런데 엄청난 함정이 하나 있다.
행복감이 유지되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다. 소비하는 시간 그리고 그것을 착용하는 순간 빼고는 다시 스트레스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죽고싶단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그래서 다시 쇼핑을 찾게 된다.
아주 불건전하고 멋진 분출이다.
멋진 옷이 있다면 또 질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