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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Sep 03. 2020

꿈속에 있는 것 같은 하루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라는 생각, 희망을

은연중에 품고 살아가는 것 같다.


너무 힘든 하루여서

내가 진짜 하고 싶던 일이 이건가

아무리 해도 해도

일이 계속 오고 또 오고

아무리 무언가 하나 해내도

그걸 누릴 시간도 여유도 없고

계속 쫓기는 기분 속에서 산다.


뭔가 일을 조금이라도 덜하면

팀장이나 누군가가 압박을 주는 기분이 들고

그런 찜찜하고 눈치가 보이는 기분이면서

아닌척 하면서 또 쫓기는 기분이 드는

그런 불안감이 든다.


그런 가운데 계속 내가 이 일을

제대로 컨트롤하고 있는지

그것에 대한 질문이 밖에서도

안에서도 들린다.


내가 잘 처리했나?


스스로에대한 믿음이 깨져버리기 시작한다.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 속에서

밀려드는 업무를

그저 빠르게 처리하는 기계처럼 지냈다.


그러면서 점점 내가 원했던 완성도와

목적성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일을 끝내야하는 마감에만 목메게 되었고

그래서 퀄리티는 점점 낮아지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올랐다.


스스로도 이게 제대로 된 방식으로 진행되는건지

도대체 뭘 하고 있고 왜하는지

그냥 시키니까 욕안먹을 만큼만

죽어라 끝내고 회사를 뛰쳐나왔다.


다들 어느정도만 해

그래서 어느정도만 하면

그래도 최소한 이런건 너가 알아서 처리했어야지.

라는 그 사이

아니면 더 열심히 해

그러게 왜 더 열심히 안 했어 너때문이야.

너가 책임져

이 속에서 여기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살고 있다.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내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


어릴 때 내가 꿈꾸던 나의 모습?

직장인이 되어 나의 직업을 갖게된 모습,

이건가 싶기도 하고..


그만둬도 되는 걸까

나이, 모아둔 돈, 시간, 결혼, 관계, 가족


그 모든 것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진짜로 내가 원하는 건 이런 삶이 아니란걸

은연중에 알면서도

내일은 오늘보단 낫겠지라는

소망어린 생각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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