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오만했다.
아니면 나를 기만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난 그저 몰랐다.
결혼을 결정할 때
난 그 사람만 봤다.
그 사람과 함께 올 것들까지
내가 품어줄 그릇이 되는지를 못봤다.
나는 진심으로 내 남편을 사랑한다.
그래서 결혼을 결정했는데,
그 사람의 인생이 함께 오는 것을
나는 간과했다.
그 사람의 부모.
만약 그 사람의 부모가 내 남편에게
과거에 잘못했다면,
나는 그 잘못이 두고두고 밉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내 남편의 마음이 풀리고 용서를 했대도
내가 사실은
안 괜찮고 밉고 싫은데
그래도 이 사람이 괜찮다니
나는 내 마음을 조금 감출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할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나도 가끔은 그게 가짜일지라도
괜찮다고 이해해주는게 맞을까
요새는 추앙한다는 말을 내 남편에게
내가 적용해보려고 노력중이다.
변하길 바라지도 않고
그저 그 사람의 편이 되어서
응원해주는 것
그 사람이 진정 바라는 걸
나도 해주려고 노력해보는 것
언제나 받으려고만 하고
확인 받으려고만 하던 나에서
주려고 하는 나로 변해보려한다.
어쩌면 난 그릇이 아직 작은 사람이지만
키워나가려고 하면 조금은 커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