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남
얼마 전 결국 남자친구와 헤어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남자친구라고 하기도 무안할 정도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헤어지고 나니 공허하고 그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최선을 다하진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뿐
그 사람이 좋아서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다시 연락을 하는 악수를 두기 전에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았다.
연하의 남자인데 연락할 때부터 꽤 적극적이어서
난 몸을 완전히 사렸다.
아직 만난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건지 두려웠다.
갑자기 전화까지 해서 (난 번호도 안 받았는데) 놀랐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난 워낙 조심성도 많은 편이고 연락으로만 먼저 친해지는 건 싫어하기 때문에
직접 만날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만난 그는 생각보다 정말이지 괜찮았다.
처음 봤을 때 생김새부터 괜찮았다. 깔끔하고 밝은 인상..
그리고 대화가 잘 통했다.
함께 있으니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다.
지난 남자친구는 1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 이후에 이 아인 한 번 더 찾아와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냈다.
재밌고 좋았다.. 이 아이가 한 이야기나 표정을 생각하며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그런데 그것은 단 하나의 계기로 깨져버렸다.
술을 밤새도록 먹고 아침에 연락해온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이 아이를 보니
열렸던 마음이 확 닫치는 소리가 들렸다.
정이 뚝 떨어지고 혹시나 앞으로 이딴 자식 만나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화가 나고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아무런 믿음도 확신도 안 들고 그저 지난 남자친구들이 떠올랐다.
술을 무척 좋아했던 사람들...
나와는 반대여서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미 너에게 내 진심을 줄 생각은 사라졌다..
지겹다 술 좋아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