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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Apr 15. 2017

완벽한 순간

지금 바로 이시간

토요일 오후

아침엔 운동을 하고

점심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또 운동을 하다가 편하고 예쁜 옷과

신발로 셋팅하고

약속 장소로 가기 전 혼자만의 시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딱 알맞은 햇살과 바람과 온도

거기에 벚꽃까지 흩날렸다.

좋아하는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걷는데 문득 엊그제 전화가 생각 났다.

연락을 주고받던 남자인데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그 순간 멍하다가 웃으면서

다 이루어서 생각이 안난다고 했다.


지금 다시 내 꿈은 무엇일까

취업을 이룬 이후에 난 무엇을 진짜

꿈으로 생각하는 거지?

그 속에 신기하게도 남자는 없었다.

그냥 내 삶 내 집을 원하고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했다.


나도 오늘 처음 안 사실인데

난 너무 행복하면 울음이 난다.

지금 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내가 이렇게 예쁜 풍경을 볼수 있고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안전하고 좋은 곳에 살 수 있음에

감사하고 너무 완벽해서

더 필요한 것이 없다.

지금은 딱 그렇다.

하지만 눈물이 나는 이유는

행복한 이 완벽한 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은 기억하고 싶어서

여기에 글을 적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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