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익명의 장인과 유명한 장인의 만남
사라고사 근처 한적한 시골 와인 농장
그곳에 21세기 거장 프랭크 게리의 호텔이 자리 잡았다.
도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명한 관광지도 아닌 그져 와인으로 유명한 농장 한 자락이다.
낡고 오래된, 그저그런 과거의 창고건물은 기념품가게로 변신해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 뒷켠으로 우뚝... ?.... 이건 우뚝 선게 아닌데.... 그냥 와인향의 흩어짐처럼 표현된 모양
보랏빛으로 변색되는 금속재질의 건축재료는 장소의 자연과 너무 어울린다.
문득 낡고 오래된 그저그런 옛건물이, 프랭크게리의 요란한 모습과 낮설지 않게 어울릴까 의문이 들었다.
한참을 서서 두 건물을 바라보다.... 공통점이 느껴졌다.
그것은 오랫동안 해왔던 장인과 번뜩이는 재능으로 표현하는 장인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비록 무명의 과거 장인이 만들었지만 분명 고민과 고심으로 지어진 옛건물. 그리고 그 뒤에 건축적 언어는 전혀 다르지만 감성과 고민, 사유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것.
이렇게 두 건물은 물리적 형태로 남는 것이 아닌 감성적 결과물과 사유의 대상으로 건축이 되었다.
아! 맞다.... 나는 건물이 아닌 건축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