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by 모지선


쨍하고 찬바람 스친다.

겨울이 꽁꽁 깊어가는 소리

손끝에 묻은 겨울이

책장을 넘긴다

.

졸음도 추위에 얼어

시간을 잊어버렸나보다

책속의 주인공은

어린이가 되고

타박타박 산길을 걸어

외갓집으로 걸어간다

국화잎 바른 창호지 문밖은 눈이 오고

할머니방의 화롯불엔

따뜻한 불꽃이 피어난다.

“옛날에 옛날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

할머니 입은

호랑이를 부르고

할머니 손은

수북이 쌓인 바느질감을 꿰매고


“그래서... ..그래서.....”


“호랑이가 어슬렁 어슬렁 마을로 내려왔거든”

문밖의 호랑이는 깜빡 놀란다.

손녀도 할머니 치마를 붙잡고

눈을 똥그랗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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