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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조 Feb 02. 2021

2021년 1월 월기.

 을지로에 있는 조그마한 방에서 21년을 준비하고 일을 벌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이 끝났다. Time flies! 시간 참 빨리 간다는 말이 어느 때보다 실감 나는 한 달이었다. 시간이 날개 달린 듯 빠르게 흘러가는 만큼 인생에서 꽤 굵직한 결정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치른 한 달이었다.


 인생 첫 차를 사겠다 마음먹고 1주일 만에 그 차 운전석에 앉았다.

 인생 첫 퇴사를 마음먹고 1주일 후에 사직서를 냈고, 지난 금요일 마지막 출근을 했다.


 그렇게 삶의 변곡점이 하나 더 생겼다.

 의사 결정 이후 빠르게 추진하긴 했지만, 의사 결정이 충돌적이진 않았다. 오랜 시간 고심하고 마음을 써가며 준비하고 실행한 일이라 그런지 알게 모르게 몸과 마음이 무거웠던 마지막 2주였다. 그나마 무이림에서 스스로 고립되어 사색하고 산책하며 마음을 굳게 먹었기에 이 모든 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삶의 변곡점을 지날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난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다. 항상 주변에서 진심 어린 조언과 믿음, 응원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한 번 더 느낀 한 달이었다. 가족, 친구, 선후배 모두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 한 달이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디즈니&픽사의 <Soul>! 콘텐츠 퀄리티 자체로도 너무나 훌륭하지만, 참으로 시의적절한 메시지였다. 매번 느끼지만 픽사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나의 멘토가 아닌가 싶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어쩜 이렇게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지. 다들 대단한 이야기꾼이고 예술가인 듯하다. 그 옛날 <Up in the air>라는 영화가 나에게 주었던 메시지처럼, <Soul>도 다시 한번 나에게 매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인생의 목표와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일상처럼 반복되는 이 모든 루틴들이 있기에 인생은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게 아닐까. 매 순간 더 감사하고 집중하며 살아가야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얼굴에 비치는 따듯한 햇살을, 눈을 감고 잠시 즐길 수 있는 여유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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