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찾고 하나씩 실천해 가는 방법은?
Q,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모조처럼 좋아하는 것을 찾고 하나씩 실천해 나갈 수 있을까요?
주제넘은 조언일 수도 있겠지만, 경험을 토대로 답을 남겨볼까 한다. 재미있겠다, 하고 싶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해봐야 한다.. 그게 아니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기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약간 덕후 같다고 놀릴 정도로 깊게 빠져볼 필요도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다른 것과 단절된 채 그 순간을 오롯이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오롯이 그 시간을 즐기다 보면 우연한 순간에 다른 사람들은 경험할 수 없는 조그마한 순간들이 쌓이면서 깊게 빠져드는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스타벅스라던가, 영화라던가, 여행이라던가, 호텔, 레스토랑 같이 지금 내가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다 그런 순간들을 경험했던 것들이다.
스타벅스 사례를 예로 들면, 대학생이 된 이후로 매일 아침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서 커피를 사는 게 일상이었다. 닭이 먼저냐(내가 스벅을 매일 가니 생기는 일인지), 달걀이 먼저냐(이런 경험들을 하니까 스벅을 매일 가게 되는 것인지) 같은 이야기지만, 그렇게 자주 가다 보니 몇몇 바리스타들과는 안면도 익고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러다 중간고사 기간이었나, 학교로 가는 길에 너무 피곤해서 아메리카노에 샷을 두 갠가 세 개 추가하고 물도 적게 해서 주문했다. 주문을 받아 준 바리스타는 아침 시간에 자주 만나던 분이었고, 주문을 다 받은 후에 아침은 먹었는지 물어보기에 아직 먹지 못했다고 답했다. 잠시 후, 음료를 받으러 갔을 때, 아메리카노 앞에 조그마한 테이스팅 컵에 따듯한 우유가 담겨있었다. 평소에 그린티 라테를 자주 마셨는데, 그걸 기억한 바리스타가 스팀 밀크에 바닐라 시럽을 넣은 음료를 아메리카노 마시기 전에 한 잔 마시고 드시면 좋을 것 같다며 건네주었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그 순간 책에서나 읽었던 '스타벅스만의 기업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이런 기업 문화가 실제로 구현되는 곳이라면 애정을 갖고 소비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스타벅스를 더 애정 하며 방문하게 되었고, 바리스타님들과도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이야기 하나에 더하는 이야기.
내가 스타벅스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
https://brunch.co.kr/@mojokang/5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경험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행복해하는 포인트들이 어떤 건지 알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나저러나 애정과 시간을 쏟아야 하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기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되돌아보고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내가 좋아하는 경험들의 특징이 무엇일까? 바로 ‘공간’이다. 집 다음으로 편안히 쉴 수 있는 제3의 공간(스타벅스), 2시간만큼은 현실을 벗어나 감독이 그려낸 세계 속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영화관),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 다른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공간, (김영하 작가님의 말을 다시 한번 빌리면) 상처를 품은 물체들로부터 벗어나 온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호텔). 내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거나 전달하는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항상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좋은 공간에 머무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고, 그 안에 담기는 콘텐츠(커피, 맛있는 메뉴, 예술작품, 사람들)가 어떠하냐에 따라 그 경험의 값이 변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취향이라는 걸 하나 둘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결국 경험하고, 그 경험을 연결하고를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만들어져 있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혹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막막하다면, 하나의 Concpet이나 Theme을 잡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달은 oo을 위한 xx을 할 거야와 같이. 예를 들면, 이번 여행은 제주의 미술관들을 다 둘러보고 오는 거야. 와 같이. 그럼 경험이 앵커, 구심점을 해주고, 그 앞뒤로 살이 붙어나가면서 천천히 경험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 중에서 내가 온전히 행복했던 순간들을 꼴라쥬 하듯이 하나하나 모아 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이나 영화, 주변의 지인들을 참고 삼아 테마나 주제를 잡아봐도 좋다. 그리고, 가끔은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 던지는 제안들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본인은 몰랐던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건 역시나, Just do it.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즐겁게 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