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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Jan 01. 2021

원활하고 능숙한 커뮤니케이션 하기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은 우리말로 표현하면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의 사전적 정의는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이다. 즉, 내가 말하는 의견이 상대방에게 잘 전달이 되어야 하고, 상대방의 의견도 내게 잘 전달이 되어야 한다.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라는 말은 '말 또는 언변이 뛰어나다'로 생각하곤 했다.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충분히 어필함으로써 상대방이 나의 의견에 동조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거나, 설득되는 과정은 조금 자존심이 상하거나 지는 것 같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생각은 앞서 설명한 의사소통의 정의에 따르면 반쪽자리 생각일 뿐이고, 내가 기획이라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번 글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본 글이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
2.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 명확성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제품을 온전히 만들어내기 위해 관련 협업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견을 전달하고, 합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제품 구현의 현실성을 더하며, 협업자들의 의견을 받아 제품의 완성도를 더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획자가 최초에 의도했던 제품과는 조금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는 협업자들의 아이디어를 더해 궁극적으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과정이다. 기획자는 이 과정에서 의견을 적절히 조율함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획자를 뽑는 채용 공고를 보면, 거의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을 희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자이너, 개발자 과정에서 능숙한 커뮤니케이션이라던지, 다양한 직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라던지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기획자는 원론적이고 개념적인 생각, 추상적인 것들을 토대로 기획안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넘겨주는 업무를 진행하곤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획자의 아이디어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가령, 기획자의 이런 기획안을 받아보는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해당 부분에 대한 인지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고 관련 지식도 전혀 없는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기획자가 만들어놓은 기획안만 읽고 기획자의 생각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 설령 기획자가 리뷰 시간을 가지고, 참여자들이 모두 이해하고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실제로 각자 이해한 바가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제품을 구현하는 단계에서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각자가 이해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어 결과물이 엉망이 되고 만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끊임없이 조율하고, 서로의 생각이 일치할 수 있도록 맞춰가는 과정에서 기획자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 명확성

 기획자가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했고, 실제로 많은 기업의 기획자 채용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우대 사항이 있는 것도 확인했다. 근데 과연, 어느 정도로 말을 잘하거나, 말을 잘 들어주거나,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능숙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일까?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답을 내리기는 사실 어렵다. 다만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요인은 있다. 명확성이 그것이다. 사실 기획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의사소통에는 명확성이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받는 것이다. 명확성이 보장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같은 내용에 대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게 만들고, 최악의 경우 서로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바에서 완전히 어긋나 버린,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게 되기도 한다.

 기획자가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때때로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사실 개발자가 하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고,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몰라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는 부담감으로 이어지고, 몰라도 알고 있는 척, 이해하고 있는 척 넘어가게 된다. 물론 이는 비단 기획자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우리는 모두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서로의 언어, 말을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명확성을 가진 커뮤니케이션은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확인한다. 내가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함으로써 서로의 생각을 계속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서로가 합의하고, 이해한 바대로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명확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전달받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고, 발표나 회의에 참석해보기도 했으며, 지금은 업무조차도 사람들과 반드시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보니 나는 마치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주는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내가 생각한 대로 일이 진행되어가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갑자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장황하게 느껴지고, 상대방의 생각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나고 괜찮다는 사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내 의견을 주장하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정말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가에 대한 이런 의구심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제, 일상생활에서나 업무에서나 명확성이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상기하고, 이를 잘 주고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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