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에도 찬란히 빛나는 별처럼 너는 빛나네
이거슨 2021년 2월 어느 행복했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5개월 정도 지난 이야기를 방학숙제 하고 있습죠.
지난 2월은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내의 생일이 속한 한 달이었다. 그만큼 우리에겐 특별한 시간이었다. 좋은 날을 사람들은 기념일이라 이름 붙이고, 축복하고 행복을 확인한다. 우리도 그랬다. 기념일은 좋은 날이고, 이 특별한 날 감사와 행복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자칫 무료해질 일상에 내리는 단비 같은 존재가 아닐까.
맛있는 저녁과 함께 짜릿한 와인, 그리고 진심 담은 생일 시와 함께한 결혼 후 첫 생일
결혼 후 첫 생일이라 조금 더 특별했던 우리의 생일 기념일. 부산 신혼여행 이후로 크리스마스 외에 우리 둘만의 큰 이벤트가 없었기에 조금 더 진중하고 의미 있게 준비하려 했다. 과소비보다는 의미 있는 가치소비를 하고 싶었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오랫동안 가지고 갈 선물이기를 바랐다. 동시에 그래도 결혼 후 첫 생일이니 평소보다 조금은 괜찮은 공간에서 누려보게 하고 싶은 마음도. :)
우리가 사랑을 키우고 가꿨던 스파클링 로제 와인을 오랜만에 들었고, 자주는 먹지 못하는 스테이크도 꽤 오랜만에 썰었다. 그렇긴 해도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고, 그래도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괜찮은 곳에서 맛있는 식사와 함께 추억 이야기도 도란도란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고자 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었었다.
조금 더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 이따금씩 쓰던 편지에서 조금 컨셉을 바꾸어 그녀만을 위한 생일 시를 써보았다. 서프라이즈 이벤트라면 서프라이즈긴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것, 오랜 기간 동안 길이길이 기록이 되고 기억이 되는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아날로긱한 마음 공유의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는 여유 있는 나와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평소에 자주 전달하기는 어려운 조금 간지러운 고마움과 사랑의 언어를 좋은 날에 아낌없이 퍼부을 수 있는 것도 어쩌면 기념일이라는 부스터가 가져다주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배설, 돈 한 푼 들지 않고 이득은 오롯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애테크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