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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Dec 28. 2016

주인을 만나지 못한 의자

달빛이 앉은 의자는 아쉬움을 남기고

투명한 문을 사이에 두고 느껴지는 시원함의 차이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마음의  답답함 혹은 갑갑함은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주인을 잃은 의자위에는 짙은 오렌색으로  달아오른 달이 대신했고, 산과 호수를 오가는 바람만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2층의 바깥 테라스에는 2층까지 자란 나무의 붉은색 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산을 내려온 바람은 가끔은 손으로 팔을 부비대어야 할 정도 맑은 시원함을 주었다.


달빛에 어른거리는 호숫물은 붉은 가로등을 만나 밤이 깊어질수록 선명하게 호수를 가로지르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호수의 물을 줄어들긴 했지만 마음의 여유를 담아내기에는 충분했고, 산의 푸르름은 사람들의 고민을 덮어버리기에 충분한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시켜놓은 차를 아껴먹어야할 만큼 길어지고 있었고 눈치빠른 주인장은 우리에게 약간의 더운 물을 더해주셨다. 비록 주인과 손님의 관계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홀로 밤을 지켜야하는 외로움으로부터 잠깐이나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고마움의 표시가 아니었을까?


주인을 찾지못한 빈 의자는 끝내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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