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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Nov 12. 2015

시험에 대한 추억- 중간고사 감독을 하며

나의 기억과 너의 기억은...

  많은 시험을 치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학교다닐때 쳤던 시험, 자격증을 따기 위해 치던 시험, 취직을 위해 치던 시험, 연수를 듣고 나서 치던 시험을 다합치면 정말 많은 시험을 쳤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시험을 치는 입장에서 시험을 출제하거나 감독하는 입장에서도 꽤 많은 시험들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오늘 시험 감독을 했습니다. 시험 감독을 하면서 학생들을 얼굴을 하나하나 보기도 하고 그동안 외우지 않았던 학생들의 이름들을 외우면서 시험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요즘 학생들 정말 공부를 안한다고 하는데, 제가 봐도 심할 정도로 안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 내가 학교 다닐때도 선생님들은 아마 요즘 학생들 정말 공부안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공부를 안하는 학생들도 최소한 시험시간이 되면 그래도 시험이라고 글을 읽고 카드에 신경써서 체크를 합니다. 그 모습이 자못 진지한데 평소에 수업시간에 자거나 떠들거나 하던 모습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할 것 같습니다.   


  시험 감독할때 스스로 이것만은 꼭 하자라고 정해놓은 것이 있는데 오엠알 카드 잘못해서 바꿔달라고 하는 학생들에게 절대 인상을 쓰지 않기 입니다. 아니 웃으면서 흔쾌히 바꿔주는 것입니다. 시험을 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시간가는 것이 정말 촉박할텐데 카드 바꿔달라는 소리를 감독교사가 무서워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심리적으로 다급한지 경험으로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한 학생이 두번이상 바꿔달라는 것을 싫은 소리 한번 안하고 미소를 띄면서 교체를 해주었습니다. 


  시험을 치고 시험을 감독하면서 수많은 경험들을 해오고 있지만 앞으로도 많이도 하겠지만 딱하나 뽑으라면 오래되었지만 옛날 고등학교때 시험을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 작문이라는 과목을 쳤는데 끝나는 종이 거의 칠무렵 고민고민하다가 답을 수정해야 후회되지 않을 것 같아서 선생님에게 교체를 요청했고 선생님은 흔쾌히 교체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쫒기던 나는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하나하나 체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에 선생님은 저를 안심시키면서 천천히 하라고 몇번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아직도 그 손끝에 느껴지는 바들바들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원래 제가 생각했던 것과 고친 것 둘다 답은 아니었습니다. 서울 말씨를 썼던 단아한 선생님은 잘 웃으시는 분이셨고, 임신을 했었던 선생님이셨습니다. 물론 내가 짝사랑을 하던 그런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그 시험의 기억...   


  오늘 시험을 치는 학년과 자습을 하는 학년이 있었는데 자습을 하는 학년이 조용하게 공부를 하거나 피곤하면 자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계속 앞 친구와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시작할때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참다 못해 그 학생 앞으로 가서 얼굴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험한 인상을 만들어 떠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내 그 학생은 기분이 나빴는지 책상에 엎드려 버렸습니다.  이 학생에게 시간이 한참지나 시험이라는 것에 대해 기억을 할때 어떤 기억이 남아 있을까요? -2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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