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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Aug 06. 2017

남자, 홀로 애기들 돌보기-셋째날

충주 자연생태체험관

역시나 애들은 아침형 인간이였고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눈은 감고 귀만 열려있는 상태로 뒹굴거렸다. 아마 애들이 배고프다고 안했다면 계속 그 상태로 한동안 있었을 것이다. 아들 방학숙제를 하나 끝내고 티비를 틀어주었다.


나는 그동안에 냉동볶음밥을 데웠다. 포장에서 뜯는 순간 이런 걸 먹이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 기준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불매까지는 아니다.) 2인분인데 3명이 먹었다. 애들에게 양껏 퍼주고 남은 걸 내가 먹었는데, 애들은 티비보느라 밥을 먹는둥마는둥 했다. 티비는 역시나 애들 성장에 좋지 않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았다. 아들은 그래도 거의 다 먹었고 딸은 거의 먹지 않았다. 억지로 몇숟가락을 먹였다. 그리고 어제 사온 복숭아와  포도를 주었다. 역시 우리 애들은 과일은 정말 좋아한다.


나는 밥을 먹이고 피곤해서 잠을 잤다. 애들은 티비를 계속 보았다. 나는 겨우 퇴실을 한시간 앞두고 정신차려 짐을 챙겼다. 혼자 모든 짐을 나르려고 몇번을 왔다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땀이 흥건했다.


어제 검색해둔 충주 자연생태체험관으로 향했다. 오늘도 이곳 계곡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오후에 놀면 될것 같아서 충주로 갔다. 충주는 여기저기 갈곳이 많아서 시간을 때우기는 딱이다. 꼬불꼬불 길을 지나  충주에 도착했다. 충주는 여전했다. 일단 체험관보고 박물관가고 밥먹고 또 어딘가 가면 될 것 같았다.

체험관에서 본 남한강

체험관은 충주댐 근처에 있었다. 애들과 살아있는 동물을 보았다. 자주 본 것들이였고 동물도 몇 종류 없었다. 그래도 풍뎅이 만지기, 닥터피쉬 체험을 할 수 있어 다행이였다. 블로그에서 봤던 뱀만지고 목에 두르기는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엄청 큰 뱀과 파충류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니 섬뜩했다. 역시 파충류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애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신기해서 자꾸 보았다.

닥터피쉬 수족관에 손을 넣은 아들

다음으로 여러가지 설명만 되어있는 전시관을 빠른 속도로 둘러보고 비즈만들기 하러갔다. 아들은 팽이를 딸은 토끼를 골랐다. 평소 취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들은 바로 집중해서 하나씩 완성해갔다. 그러나 딸은 이내 싫증을 내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조금 도와준다는 것이 내 일이 되고 말았다. 한참 걸려서 완성했다. 근처에 있는 박물관도 가고 절에도 가려고 했으나 이미 2시가 넘었다. 다음에 애들이 조금더 크면 충주만 1박으로 와야 겠다. 충주는 중원문화의 중심지라고 불릴만큼 다양한 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밥을 먹으러 가야했고  분식을 먹고 싶다고 해서 검색해서 찾아갔다.

비즈완성

 모여중에 주차하고 길건너서 들어갔다. 이것저것 먹고 싶다는 것을 시켰는데 막상 음식이 나오니 시큰둥했다. 갖은 협박으로 겨우 몇번 먹였다. 이렇게 하다가는 애들 영양실조 걸리기 딱 좋아 보여 괜히 불안했다.


장을 보고 어제 숙소에 다시 오니 저녁이 되었다. 하루가 금방갔다. 계곡에서 놀기로 한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오늘 일정은 결국 체험관 갔던 것이 끝이였다. 내일은 계곡갔다가 집으로 가면 하루가 끝날 듯 하다.

저녁은 밤 10시가 되어서야 삼계탕으로 끝났다. 처음 끓여보는 삼계탕은 익었는지 아닌지 몰라 1시간 30분을 끓였다. '그냥 사먹는게 낫겠다'가 결론이였다.


애들 배는 괜찮나? 아프지는 않을까? 아플까봐 걱정이다. 열나면 큰일인데 체온계도 안가져와 밤에 몇번이고 이마에 손을 대 본다.


프랑스에서 지내는 아내의 하루가 끝나가고 나도 독박 육아에서 하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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