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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Oct 17. 2018

잊혀진 계절 10월

마음의 감정과 머리의 이성 사이

心이 腦 에게 물었다. 슬프냐?

腦가 말하길 안 슬픈데..
心이 또 물었다. 아프냐..
腦가 답하기를 아니 괜찮은데 왜 자꾸 물어보냐?
이 말하길 그냥 오늘 니가 좀 이상한 같아서.
腦가 뭐가 이상한데...
心이 말하길 니가 자꾸 딴 생각하니까 그렇지. 오늘 니가 마음먹은거 제대로 한거 하나도 없어. 그거 알아?
腦가 말하길 아니 또 뭐라고, 그냥 잠깐 눈앞이 흐려 보이고 소리가  안들리고, 감각이 좀 없뿐이야 별일 아니야..
 
腦가 말하길 心 그러는 너는 왜 그러냐. 슬퍼. 아퍼.
心이 말하길 왜 내가 좀 이상해.
腦가 답하기를 응! 너답지 않게 갑갑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텅빈 사람 같기도 하고 그렇네..


心이  腦이놈 눈치챘구나. 더이상 말걸지 마라. 지금 겨우 터져 나오는 감정을 막고 있단 말이야. 열심히 막고 있어도 조금씩 감정이 흘러나와서 내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 지금 막지 못하면 마음이 다 타버리고 말꺼야..
 
腦가 心에게 말하기를 너 오늘 왜 그러는데, 너는 그런것도 하나 조절못해서 쩔쩔매냐 바보같이.
腦가 心에게 말했다. 나는 최소한 내 할일은 하고 있어.
心이 腦야 너 큰소리 치지마라. 이때까지 살면서 니가 내한테 진적이 훨씬 많잖아. 그래도 오늘은 니가 좀 낫다고 인정해 줄께. 어서 니는 니 할일 해라. 우리 둘이 같이 슬퍼지면 감당이 안되잖아.


오늘 하루 종일 이렇게 놀았다. 서로 괜찮다고 위로하고 다독거려주면서 心이 腦에게 묻고 위로하고. 腦가 心에게 묻고 위로하고..
그렇게 하루종일 노느라 하루종일 바쁘게 살았지만 실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둘은 오늘 그냥이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왜 아프냐.. 그냥.. 왜 슬프냐.. 그냥...견딜만해.. 그냥...
 
오늘 하루 머리는 마음의 친구, 말동무가 되어 주느라 참 고생많이 했다. 안 그랬다면 오늘 하루 종일 방황했을텐데..
 
다행히 조금만  방황하고 조금만 마음이 애닳팠다.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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