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끼는 삶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체념하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인정하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헤아리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배려하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참으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잊으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모른척 하며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의도치 않게 살아가고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그렇게 발버둥치듯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한치 앞도 모르면서 제멋대로 마음을 주고 그렇게 세상을 다 줄것처럼 하면서 우리의 인연이 영원한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한치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배려라는 이름으로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한치, 나와 너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면서 세상을 다 주어도 바꾸지 않을 우정을 가지고 있다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한치 혀로 우린 너무나도 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린 누군가를 살리는데 힘을 쏟기보다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아님 온갖 상처를 주는데 힘을 쏟는 것 같습니다.
가깝고 멀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친철과 불친절, 어색함과 익숙함은 딱 한치만큼 어디로 시선과 마음이 향하고 있는가에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딱 한치도 모르면서 우린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간다.
2008.06.